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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May 31. 2023

라면 한 그릇 끓이듯이

마라탕을 끓여본다.

연휴 끝 해거름 녘  바람 쐬러 드라이브 삼아 나갔다가 남의 동네 대형마트에 호기심이 동해서 들렀다. 우리 동네 마트와는 규모면에서 완전히 대비되는 엄청 큰 식자재마트 였다. 이것저것 둘러보며 필요한 것들을 카트 안에 담았다. 딱히 필요한 건 없었는데, 둘러보다 보니 이것저것 제법 묵직하게 장을 봤다.


그 와중에 우리 집 꼬마 아가씨가 하는 말이, 롯데마트에서는 봤는데 여기는 없다며 줄곧 장류, 소스류가 진열된 곳에서 서성거렸다. 무슨 말인고 하니, 백선생 이름을 걸고 나온 마라탕 소스가 있는데, 여기엔 없다는 것이다. 마라탕을 좋아하는 우리 집 막내가 그 소스를 사다가 집에서 한번 맛보고 싶었나 보다.


찾던 소스 대신 이금기 훠궈마라탕소스 미니팩 하나를 사왔다. 사천식 매콤한 마라의 그 맛을 담았단다.


사 오자마자 한 그릇 뚝딱 끓여보고 싶었으나, 오빠들은 마라탕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어제 저녁은 부대찌개로 마무리하고 오늘 하교 후에 맛난 마라탕을 끓여주마고 울딸에게 선예약을 해놓은 상태였다.


우리 집 꼬마 아가씨에게 오늘은 간식 대신, 이른 저녁 삼아 마라탕 한 그릇 대령했다.

비비고 곰탕 한팩을 뚝배기에 쏟아붓고, 훠궈마라탕소스 두 스푼정도 풀어넣고 끓이다가, 당면과 쌀국수 면을 넣고 6분 정도 끓였다. 면이 거의 다 익어갈 무렵 준비해 둔 각종 야채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주었다.

양파, 대파, 숙주, 팽이버섯, 목이버섯, 양배추 등 있는 야채 넉넉히 넣고, 삶은 달걀도 껍질을 까서 한알 넣었다. 고기는 꼭 빼달라는 주문에 야채만 듬뿍 들어간 마라탕 한 그릇이 완성되었다.


훠궈마라탕소스 하나로 완성되는 손쉬운 간편식으로 라면만큼이나 간단하게 마라탕 한 냄비가 완성되었다.

우리 꼬마아가씨 하는 말

"엄마! 식당에서 먹는 것하고 소스맛이 약간 다르긴 한데, 파는 것만큼이나 맛있어"

내가 먹어봐도 식당에서 파는 마라탕 맛에 절대 뒤지질 않는다.


훠궈마라탕소스팩 하나와 곰탕 한팩만 있으면, 언제든 입맛에 맞는 재료로 입안 얼얼한 독특한 향의 마라탕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라면 하나 끓이는 것만큼이나 쉽다.


오랜만에 입이 즐거운 우리 꼬마아가씨는 과식을 했던지.... 힘들다며 안방에 드러누워 한참을 꼼짝 않고 있었다. 앞으로 자주 해 먹어야겠단다.

마라탕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집에서 한 번쯤은 도전할만하다. ㅎㅎ


배 두드리며 안방에서 이른 저녁 먹고 뒹구는 딸내미를 뒤로하고, 2차로 저녁 준비에 나선다.

오늘은 싱싱한 쌈채와 함께 제육볶음 한 접시 만들어본다.

얇게 썬 불고기용 돼지고기에 양파와 대파 그리고 당근을 가늘게 채 썰어 준비한다.


팬에 들기름 살짝 두르고, 먼저 고기만 후추 살짝 뿌려 잘 익힌다.

잘 익은 고기에 진간장,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올리고당을 넣어 양념이 골고루 잘 배도록 뒤적뒤적 섞어준다.  양념이 골고루 잘 배였으면 준비한 야채를 넣고, 물 약간 넣고, 뚜껑을 닫아 한소끔 끓여준다.

후다닥 제육볶음 한 접시


제육볶음을 할때 보통은 고기를  준비한 양념에 미리 재워두었다가 볶곤 하는데, 양이 얼마 안 될 때는 오늘처럼 즉석에서 휘리릭 마무리한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간만 잘 맞으면, 또 살짝 달달하기만 하면 제육볶음 맛은 보통 이상은 한다.


창문 활짝 열고, 밖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마주하며, 한입 크게 쌈을 싸 먹다 보면 그새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것 같다. 요즘은 각종 쌈채소가 싱싱하게 입맛 돋울 때다. ㅎㅎ

소박하지만 쌈채소만큼은 풍성한 한상 ㅋㅋ


아들 둘이 빠진 저녁 식탁은 너무나 한가하고, 단출하다.

요리할 맛이 안난다는.... ㅎㅎ


2023년 05월 30일 화요일             

단출하고 간단한 저녁식탁이 살짝 아쉬운.....늘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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