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존에 관한 고백
나는 실존을 단 하나의 정의로 고정하고 싶지 않다.
그건 상황과 역할, 감정과 의지 속에서 끊임없이 달라지고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축구를 할 때 나는 골을 넣기 위한 공격수로 존재하고,
감독일 때는 팀을 이끌어야 할 리더로 존재한다.
그 순간들마다 나의 존재 이유는 달라지고,
나는 그 순간의 목적 속에서 실존한다.
그래서 나는 실존을 이렇게 말하고 싶다.
“실존은 정하기 나름이다.”
고정된 본질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나의 현재다.
하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그 책임은 때로 나를 짓누른다.
그래서 나는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는 말에 동의한다.
자유는 축복이지만, 그 자유의 끝이 나의 파멸이라면,
나는 후회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나를 사랑하고 싶고, 살아 있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나에게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살고 싶은 이유가 된다.
죽음은 나에게 ‘무(無)’이겠지만,
내가 남긴 흔적은 누군가에게 ‘유(有)’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그것을 느낄 수 없기에,
결국 죽음은 여전히 나에게 ‘무’다.
그래서 나는 살아 있는 동안 더 강하게 존재하고 싶다.
나는 혼자 있을 때 고독을 느낀다.
그 고독은 피하는 감정이 아니라 경험하고 싶은 감정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도
내 몸은 끊임없이 살기 위한 발버둥을 치고 있다.
그 사실을 아는 나는, 그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실존하고 있다는 자각을 한다.
나는 흔적을 남기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나는 살고 싶다. 지금, 여기서.
그리고 그 ‘살고 싶음’이 바로 나의 실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