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것에 머무는 습관은, 지금을 잃게 만든다.
시간은 늘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자주 반대로 움직인다.
이미 지나간 장면을 붙잡고, 말했어야 할 말을 되뇌고,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을 다시 써본다.
그런데 그 회상의 순간에도, ‘지금’이라는 시간은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이 글은 그 짧고도 확실한 손실에 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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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회는 늘 지금을 먹고 자란다
어떤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은, 사실 그 순간을 다시 살 수 없다는 절망이다.
말이 잘못된 게 아니라,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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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억은 사실보다 감정에 가깝다
우리가 떠올리는 과거는, 그때의 ‘사실’이 아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이 지금의 시선으로 변형된 것이다.
기억은 정직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기억을 근거로 지금을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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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재는 생각보다 빨리 과거가 된다
생각에 잠긴 순간, 그 ‘지금’은 사라진다.
생각은 항상 과거나 미래로 흘러가고, 현재는 늘 가장 짧게 머무는 시제다.
그래서 살아 있다는 감각은 언제나 어딘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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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삶은 감상이 아니라 감각이다
삶은 돌이켜볼 때보다, 살아낼 때 더 진하다.
기억보다 중요한 건 피부에 닿는 공기고, 지금 들리는 소리다.
생각을 멈추는 순간, 비로소 삶이 시작된다.
과거를 오래 바라보면, 지금은 그 자리를 비운다.
생각은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후회는 장면을 바꾸지 못한다.
우리는 늘 ‘지금’을 잃은 뒤에야, 그것이 얼마나 귀한 시간이었는지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