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가치관, 신념, 믿음 모두가 내 정체성이다.

나답게 사는 24가지 지혜

by 현미

# 내가 믿는 생각이 나를 가둔다.


가치관이란 내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나침반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가 뭔가를 결정하거나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기준이 됩니다. 가치관이 없으면 삶에 일관성이 없고 타인의 기준대로 살게 됩니다. 그렇기에 가치관의 유무는 삶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가치관, 즉 내가 믿고 따르는 생각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가치관은 시대와 상황에 맞게 얼마든지 바꿀 수 있고, 바뀌어야 하는 유연한 생각이지 고정된 의식이 아닙니다. 가치관이 없는 것도 어렵겠지만, 가치관이 너무 강하게 박혀 있어도 삶에 문제가 생깁니다.

세상에 하나의 법칙만 일관되게 적용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사람과 환경, 시대에 따라 얼마든지 유연하게 바뀔 수 있고 바꿔야 하는 것이 가치관임을 알아야 합니다.


신념이나 관념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념은 어떤 사상이나 생각을 굳게 믿는 마음이고, 관념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관한 우리의 생각입니다. 가치관, 신념, 관념 이 모든 믿음과 생각들은 세상을 보는 우리의 주관적인 눈일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러한 나의 믿음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며, 하물며 이 주관적인 믿음으로 타인을 평가하는 도구로 사용합니다.


# 유연성이 없는 믿음의 위험성


유연성이 없고 잘못된 믿음이 위험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우연히 내가 믿고 있는 생각과 일치된 경험을 하게 되면, 이 경험은 강한 느낌으로 우리 몸에 새겨지고 무의식에 저장됩니다. 이후 무엇을 하든 이 믿음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판단하려고 합니다. 더 이상 다른 생각이 들어올 수 없는, 스스로가 자신을 가두는 꼴이 됩니다.


우리가 믿는 모든 것은 우리의 생각이 됩니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느냐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아주 큰 영향을 줍니다. 우리가 가진 생각이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이 결과적으로 경험으로 기억되며, 그 경험된 기억이 최종적으로 느낌으로 우리 몸과 무의식에 저장되는 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연한 소프트웨어'와 같습니다. 그러나 굳어진 믿음이 반복되면, 우리는 이 소프트웨어를 마치 영구적인 '하드웨어'처럼 고정된 상태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러한 굳어진 믿음은 뇌 속에서 강력한 신경 경로를 형성합니다. 이 경로는 우리가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선택할 때마다 자동으로 활성화되어, 다른 새로운 정보나 반대되는 의견을 '불편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즉, 유연성이 없는 믿음은 뇌의 습관 영역을 지배하여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과 같은 것이 됩니다.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 심지어 감정까지도 이 무의식적인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 독서, 굳은 믿음에 틈을 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우리의 가치관, 신념, 관념 이 모든 믿음에서 유연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이 들어와야 합니다. '그럴 수도 있다.'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몇십 년을 굳게 믿어온 믿음에 다른 생각을 넣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내 안의 믿음이 진실이고 사실이라고 믿고 살아온 변화를 거부하는 '내면의 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우리의 믿음에 대해 훈계를 하거나 충고를 하면 이 '내면의 나'는 방어적인 태세로 돌변합니다. 결국 반감만 더 심해지고 기존의 믿음을 더 강하게 지키려는 아집만 생깁니다. 부부 싸움 역시 이러한 각자의 믿음 때문에 서로의 믿음이 맞다고 우기면서 끝도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어리석은 행동의 하나입니다.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에게 있습니다. 바로 “내가 믿는 믿음 말고도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구나, 그럴 수도 있구나.” 하는 유연한 의식을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식이 있어야 생각도 바뀌고 유연해집니다.


우리가 유연한 의식을 가지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뇌에 제공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직접 오감을 통해 경험하는 여행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생활 반경이나 방식을 생각하면 이 역시 어렵습니다. 따라서 다른 생각을 들이는 데 있어 가장 손쉽고 편하게, 감정의 동요 없이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를 통해 지식을 채우는 것이 딱딱하게 굳은 믿음에 틈을 내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 내 믿음이 만든 그림자 '공감 부족과 변명 거부'


저도 한때는 제가 가진 생각이 모두 옳고 맞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생각 때문에 피해갈 수 있었던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이 상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의식적으로는 유연하게 생각하려 노력하지만, 의식과 몸이 따로 움직일 때가 많습니다.


생각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야 한다고 믿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실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제 삶만 바라보고 와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의 삶이나 기분 같은 것을 이해하는 것도 어렵고 공감 능력도 많이 떨어짐을 느낍니다. 심지어 '제가 알면 모든 사람들이 안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분위기나 사실 파악도 느립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제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린 믿음 때문입니다. '굳이 나와 상관없는 일까지 알아야 할 필요 없다. 내 삶에 집중하기도 바쁘다.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라는 생각입니다. 이 믿음이 저를 지켜주는 면도 있지만, 더불어 사는 삶에서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비칠 수 있음을 압니다.


또 바꾸고 싶은 저의 믿음 중에 하나는 '저는 어떠한 이유나 세세한 설명 모두를 다 변명이나 불필요한 것으로 치부한다'는 것입니다. 이해해 주려고 생각하면 변명이 아니라 ‘이유’로 받아들여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때에 따라서는 자세한 설명을 해줘야 할 때도 있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이 기준을 저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하게 적용합니다. 오해가 생겼을 때 서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이유나 변명 정도는 말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관계가 틀어지거나 어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좋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었는데 저의 이러한 생각 때문에 놓친 관계도 많습니다.


# 독서를 통해 얻은 새로운 태도


저에게도 다른 사람만큼이나 많은 믿음과 생각이 굳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독서를 제 삶에 들인 것입니다. 독서를 하기 전의 저였다면 누군가가 저에게 "그건 아니지, 네가 말한 것은 틀렸어, 다시 생각해봐."라고 했다면, 저도 제 믿음을 더 강하게 지키면서 상대방을 똑같이 공격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독서를 하면서 내 믿음이 옳을 수 있듯이 상대방 믿음도 옳을 수 있고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고 상대방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누군가가 저에게 "그건 아니지"라고 말하면, "그래, 아닐 수도 있어, 이건 그냥 내 생각이야. 내 생각을 말한 거야." 하고 심플하게 말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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