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기본을 지키는 작은 습관이 나에게 힘을 준다.

나답게 사는 24가지 지혜

by 현미

# 약속 이행의 가치와 셀프 충전


약속을 지키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힘을 주는 행위입니다. 약속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가장 기본적인 표현이며, 타인과 신뢰를 쌓는 첫걸음입니다. 더 나아가, 이는 상대방에 대한 내 감정의 진정성을 바로 보여줄 수 있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속은 생각보다 꾸준히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약속 이행을 습관처럼 무의식에 맡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계획, 경제, 인간관계 등 다양한 곳에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사회적인 일들을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쏟지만 우리의 에너지는 무한한 자원이 아닙니다. 쓴 만큼의 충전이 필수적이지만, 바쁜 일상에서 공간, 시간, 마음의 여유를 모두 갖춰 에너지를 충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셀프 충전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바쁜 생활 속에서 스스로 에너지를 채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셀프 충전의 기쁨, 2, 30분 먼저 도착하는 습관


회사 다닐 때 일찍 간 것은 셀프 충전이 아니었습니다. '해야 했기 때문에' 항상 출근 시간보다 먼저 도착했죠. 내 마음이 가서 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거기에서는 셀프 충전이 되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나와 가르치는 일을 15년 정도 하고 있습니다. 9시까지만 교실에 가 있으면 별로 문제 될 게 없지만, 그럼에도 저는 항상 2, 30분 먼저 도착하기 위해 시간 계산을 합니다.


이렇게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제가 좋아해서입니다. 학교에 일찍 도착함으로써 받는 기운이 있습니다. 학생도 사람들도 별로 다니지 않는 공간에서 받는 느낌이 좋습니다. 혼자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등교하는 학생들을 지켜보는 것도 저에게 좋은 느낌을 줍니다. 교실에 먼저 도착해 수업 준비를 하고 준비되어 있는 교실을 바라보는 것에서도 에너지를 받습니다. 교실에 도착한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는 데서도 힘을 받습니다. 이 모든 긍정적인 경험들이 있어서 아침에 일찍 출발하는 것도 즐겁고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 존중이 돌아오는 에너지


사람들과의 약속도 같은 느낌으로 꾸준히 실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표현까지 담아서 하는 행동입니다. 2년 전쯤, 우연히 제가 자주 들어가는 카페에 우연히 공지가 떴습니다. 어떤 분이 무료로 '스피치 강의'를 해주신다는 것이었죠. 집에서 거리가 좀 됐지만 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스피치에 관심이 많았고 무료 강의였으니 이것처럼 반가운 공지가 없었습니다.


예의를 다해 문자를 보내고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에 참여하는 제 마음은 이랬습니다. 주말 아침에, 두 시간씩 시간을 내서 무료로 해주시는 그분에게 내가 최선을 다해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수업 시간에 빠지지 않는 것이고 시간에 맞게 장소에 도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와의 이 약속을 수업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실천했습니다. 어떤 날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출발 전부터 눈이 내리는 것을 알았기에 미리 시간을 계산해서 늦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대부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시거나 가까운 거리에 사시는 분들이셨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은 조금 늦게 오시거나 아예 안 오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흥미롭게도 저는 여기에서도 에너지를 받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못 한 것을 내가 했다는 느낌, 유일하게 나만 시간을 지켰다는 이 기분이 저에게 힘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키고 또 지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약속 시간에 습관적으로 늦는 사람이 있습니다. 늦게 도착해서는 이런저런 늦을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그 사람은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말은 자신이 처한 상황뿐만 아니라 몸과 표정, 행동,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느낌까지 포함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됩니다. 상대방은 그것을 느끼고 그 사람의 진정성을 판단합니다. 거짓처럼 느껴졌다고 해도 앞에서 내색하기 꺼리는 것이 사람의 본능적인 마음입니다. 느낀 그대로의 감정을 말했다가 생길 관계의 불편함을 더 싫어해서입니다.


물론, 약속 시간에서 10분 정도 늦는 것은 눈을 감아주는 아량도 필요합니다. 이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자 '그럴 수 있다'는 유연함의 표현입니다. 요즘처럼 바쁜 일상에서 10분 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베푸는 마음도 상대를 위하는 마음입니다. 자주 습관처럼 늦으면 다르게 해석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관대한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약속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사람들을 대하는 제 태도는 이렇습니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오기로 한 친구가 말도 없이 약속을 펑크냈습니다. 일이 있어 못 간다는 핑계 전화조차 없었죠. 아마도 다른 친구들이 있으니 '나 하나쯤이야'하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모임에 참석한 회장이 전화를 거니 일이 있어서 못 온다고 하더군요. 그 친구가 없어서 안 될 모임은 아니었지만 저는 전화번호에서 삭제했습니다.


알고 지내는 한 선생님이 있습니다. 품고 있는 생각도 비슷하고 말도 어느 정도 통하는 분입니다. 하지만 약속 시간에 번번이 늦습니다. 같은 학교에서 같이 수업하고 같이 끝나도 그렇습니다. 늦게 와서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지만 역시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약속 시간에 늦은 또 어느 날, 저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선생님, 다음부터는 늦게 온 사람이 밥 사는 걸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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