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의 층계는 어디서 끝일까? - 2

상고-전문대-인서울4년제-대기업-그리고 새로운 출발의 직전에서

by 보통의 다나다난

제가 선택한 과는 정보통신과였습니다.

당시에는 핸드폰의 기술발전이 어마어마한 시대였고, 최신 핸드폰을 소지하는 것이 자존감을 한 계단 높여주는 역할을 할 시기였죠.

좋은 핸드폰을 갖고 싶다는 열망하에 핸드폰에 들어가는 시스템 개발과 관련한 과를 선택했습니다.


당시 배웠던 것들 중에 몇 가지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

하나는 비주얼 베이직으로 제가 직접 병원 수납 시스템을 따라 만들었던 기억과

또 하나는 '통신수학' 이라는, 정말 어마어마한 수식들이 난무한 과목이 있었다는 기억입니다.

열심히 따라 하면 그래도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실기위주 수업 외에는 전혀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즌에 교수님들이 힌트를 꽤 주어서 학점은 그냥 저냥 3점대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전문대 시절의 저는 교우관계가 좋지 못했습니다. 공대 특성상 여성이 적었으므로 마음에 맞는 친구를 선택할 수 없었으며, 하물며 그나마 괜찮겠다 싶어 선택한 동생 2명이 동시에 학교를 자퇴하게 되면서 낙동강오리알 신세로 다른 여성 그룹에 억지로 어울리게 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저는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항상 겉돌며 매 순간 내가 겉돌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그런 관계마저 적응할 때쯤


전문대가 폐지됩니다.


"ㅇㅇ전문대는 폐지되게 되었습니다. ㅇㅇ대학교에 동일한 과가 있는 과는 ㅇㅇ대학교의 과로 자동 편입됩니다. '자동편입'을 원하는 학생은 1년을 휴학해야 합니다."


1학년 겨울.

제가 다니던 전문대가 없어진다는 통보를 받습니다. 그리고 자동편입을 위해 1년 휴학이 확정됩니다.


- 다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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