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의 층계는 어디서 끝일까? - 3

상고-전문대-인서울4년제-대기업-그리고 새로운 출발의 직전에서

by 보통의 다나다난

자동편입을 위해 1년을 휴학하는 동안

돈을 벌고 싶었던 저는 은행 청원경찰에 지원하게 됩니다.

지원 동기는 간단했어요. 그냥 인지도 높은 곳에서 일해보고 싶었고 그게 OO은행이었던 거죠.


당시 청원경찰은 사실상 은행 로비 안내업무를 겸직했기에 여성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서류에 합격하고 OO은행 본사 건물에서 면접을 봤습니다. 그때 당시 생각보다 경쟁자가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 면접에 합격했고, 단 한 명 뽑는 자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것이 제대로 된 사회생활의 시작이었습니다.


가스총을 든 OO은행 청원경찰.


제 자리는 OO은행의 출입문 바로 앞.

업무시간에는 자리에 앉을 수 없었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은행을 마감하는 시간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줄곧 서있었고, 신발이 터지도록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중부시장 앞에 있던 대형 은행이었기에 시장 상인분들이 입금, 출금 업무를 하기 위해 많이 찾아왔었는데요.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에게 ATM 조작법을 가르쳐 드리거나, 창구 직원분들이 부탁하는 우편물을 우체국에서 부치고, 고객을 응대하는 일을 했습니다.


인사를 굉장히 우렁차게 한 기억이 있는데

제가 인사할 때마다 "아이 뭘~그렇게 이상한 인사를 해" 라는 말을 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인사가 은행 이름이 들어간 캐치프레이즈 같은 것이었거든요.)


전 그렇게 자동편입을 위해 1년을 휴학하는 동안

그 기간을 꽉 채워 OO은행 청원경찰로 일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를 귀여워하던 (당시엔 어렸으니까요) 창구 언니가 책을 한 권 주더라고요?


"난 편입 공부하다가 포기했는데. 너는 아직 어리니까. 편입 도전해 보는 건 어때?"


MD 보카블러리.

창구 언니가 준 책은 편입 영어 단어 책이었습니다.


전 이 계기로 내가 편입이라는 걸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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