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언어를 짓다
AI는 이제 거의 모든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미지는 거의 완벽하고,
구도는 안정적이며,
색채는 신선하고 조화롭다.
그러나 그 생성된 완벽함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 빠져 있다’는 감각을 느낀다.
그것은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인간의 결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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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디자인의 언어를 익혀갈수록
우리는 점점 묻게 된다.
디자이너란 과연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형태의 완성도가 아니라
감정의 질감을 다루는 사람,
즉 의미의 리듬을 짓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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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형태를 대신 만들어주는 시대,
디자이너가 다뤄야 하는 것은
더 이상 색이나 구도가 아니다.
그것은 느낌의 언어다.
같은 이미지를 보고도
누군가는 위로를,
누군가는 고독을 느낀다면,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디자인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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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정답을 찾아내지만,
인간은 여전히 맥락을 만들어낸다.
AI는 반복을 완벽하게 수행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흔적을 남긴다.
AI는 이미지를 완성하지만,
인간은 그 이미지에 시간의 감정을 더한다.
디자인의 가치는 그 미묘한 틈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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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디자이너는
형태를 만드는 사람을 넘어,
감각의 편집자이자, 의미의 큐레이터가 되어야 한다.
AI가 아무리 정교하게 표현하더라도
그 결과가 ‘왜 존재해야 하는가’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여전히 디자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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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시대의 디자이너가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불완전함을 조율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망설임, 주저함, 실수, 여백 —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감각이 숨 쉬는 리듬이다.
AI가 모든 형태를 만들 수 있는 시대,
우리는 이제 형태를 넘어
느낌의 리듬을 짓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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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완벽해질수록
인간의 디자인은 더 섬세해져야 한다.
빠른 결과보다 깊은 감정,
정확함보다 의미의 무게.
디자인은 여전히 인간의 언어다.
다만 그 언어의 문법이
이제 조금 달라졌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