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무 대화 내용도 없는 카톡방을 지키고 있다가, 미련이 뚝뚝 떨어지던 카톡방을 드디어 정리한 날.
살아가면서 채워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았기에 흘려보내야 할 건 놓아줄 줄도 알아야 하는 것.
캄보디아로 돌아가는 아이가 땋아준 이 머리를 풀어 버리면 헤어지는 게 진짜인 것 같아 지저분해진 머리를 귀로 넘기며 지켰었는데, 머리를 풀어도 여전히 남은 것들이 있더라
내가 지켜오던 것들에 더는 돌아갈 수 없겠지만 또 새로이 담을 게 있을 테니까!
다시 현재를 살아가고, 앞을 바라보고, 주변을 둘러봄이 필요하다
모든 걸 담고 살아갈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내가 보아야 할 것, 들어야 할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나를 좌절하게 만들던 빵빵하게 가득 찬 무언가가 더는 나와 주변을 해치지 못하도록 훈련하는 이번 연말이 될 것 같다.
한 주, 오늘 내가 듣게 되고, 연락을 받고, 보게 된 걸 잃지 않고 갔을 때 힘듦을 덮는 은혜가 선명히 보일 테야
역사가 선명히 보이기를 드러나기를 !!!
#연말병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