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인 줄 알았는데 우선은 강박불안

조울증의 경향도 보인다는 의미였다네

by 민서

아주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요즘 어떻게 지내냐 묻는다.

솔직하게 말했다.

몇 차례 대화를 나누며 들었던 말들은,

“아 너 지금 우울해”

“위로는 안 되겠지만 너보다 힘든 사람들 많아”

“너가 살기 싫다 하는 내일은 누군가한테는 간절한 내일이야”


아, 철저하게 내 마음을 숨겨야겠다.


엄마한테 솔직히 말했다. 병원을 다닌다고

그리곤 새벽에 두 차례나 내 방에 들어와 우셨다.

“엄마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일들을 겪었어. 그렇지만 다 이겨냈어”

“그렇지. 너가 지금 정상이 아니야”

“너처럼 똑똑한 애가 왜 이래”


고통스럽다.


교회에서 날 너무 힘들게 하던 언니가 있다.

이번에도 열받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래도 본인이 그럴 의도는 아니었대”

“어쨌든 변하겠다고 하니까”

“너도 좀 흘려들을 필요도 있는 거 같아”


남들한테는 쉬운 일인데 나한테만 어렵나


그리고 집 가는 길에 공황이 왔다.

숨을 못 쉬겠어서 목도리를 푸르고,

폴라 티셔츠를 겨우 벗고,

가쁜 숨을 몰며 물을 맞고 서 있었다.


1시간 정도 지나 겨우 잦아들고

울었다.


편안해지고 싶다.

다 놓고 싶다.

그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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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친구,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밀어내고 있다.

일적인 연락, 혹은 내가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들 연락만 받고 있는 것 같다.


섭섭해할 걸 아는데,

정말 나한테 소중한 사람들인데,

이 마음이 그들의 행복에 동참을 못 해줘서

그래서 도망친다. 밀어낸다.


이 마음이 너무 창피해서

이번에는 더 멀리 도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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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순간의 웃음, 따뜻함, 때로는 사랑을 느낀다.


내가 사라지면 슬퍼할 사람들이 아른거린다.


하지만 그게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되나?

아니 아니야


그러면 나는 왜 살고 있지?

피곤해 그냥 누워 있고만 싶어 이렇게 침몰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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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조금 늘리고 조정했다.

잘하면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할 수도 있다 하신다.


나는 뭘 위해서 약을 먹지?

병원에는 왜 다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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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연락이 오래도록 오지 않는다.


그래서 놓았다.


내가 죽어도 연락이 닿지 않게


약속은 이어져 있을 때에야 약속이 될 수 있는 건데

내가 미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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