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자유함

by 민서

오랜만에 방을 정리했다.


예전에 친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 방 상태가 현재 나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것 같다고.

그래서 오늘 방을 싹 정리했다고.


최근 몇 달간 미친 듯이 바빴다.

몸도 마음도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던 상황이라 주변을 돌아볼 수가 없었다.

책상 위에 쌓여가던 종이들, 눈에 보이던 뽀얀 먼지들, 눈에 거슬렸지만 모른 체 하고 있던 잡동사니들이 현재 내 상황을 알고, 꼭 비웃는 것 같아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처리해야 할 일들이라는 생각에 마음 한편에 죄여오던 죄책감과 나에 대해 몰려오는 한심하다는 생각을 밀어둔 채


건강하게 살고 싶어서 직면했다.

그리고 먼지를 걷어내고, 바깥으로 빼고, 버리고, 다시 정리했다.

예쁜 방은 아니지만 제법 깔끔해졌다.


큰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발걸음이 가볍다.

콧노래도 나온다.

조금 더 상쾌한 마음으로 잠을 잘 수 있었다.


내 일상인데, 해야 할 일들이 쌓였다는 생각에 자유하지 못했던 지난 삶

해내야 한다는 생각, 그러면서 무너졌던 나의 일상들이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이제는 조금 더 자유해지고 싶다.

조금은 내려놓아도 괜찮으니, 나를 돌보면서, 더 건강하게, 그렇게.

먼지가 매일매일 내려앉는 건 막을 수 없지만

내가 매일매일 먼지를 걷어내며 살 수는 있지 않을까?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유한하다. 언젠가는 끝난다.

하지만 참된 자유는 무한하다. 계속해서 내 삶을 이끌어간다.


오늘 하루는

잘 먹고, 잘 자고, 감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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