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 80주년 오늘,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다!
러시이를 가본적 있습니까? 블라디보스톡을 가본적이 있습니까? 크라스키노라는 곳을 가본적이 있습니까? 아니 나라면, 이곳에 갈수 있었겠습니까? 그것도 1900년초에.
승용차? 없습니다. 버스? 없습니다? 비행기? 없습니다. 단지, 간헐적으로 운행하는 기차만 있을뿐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로지 걷고 걸어 그 멀리 러시아의 허허벌판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그 안중근 의사를 알고 계십니까?
그냥 알고 계신가요?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저라면 못했을겁니다. 오로지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만이 할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2018년 공군사관생도들과 함께 블라디보스톡을 갈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득합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만, 지금도 기억나는것은 블라디보스톡에서 안중근 의사의 단지동맹비가 있는 연해주 크라스키노까지 가는 3시간 반 가령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경로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도로가 너무 엉망이어서 단 10분도 편한게 갈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방에 구멍난 도로로 인해 버스는 비행기처럼 나르기 일쑤였고, 도착하니 허리부터 다리까지 안아픈곳이 없었습니다.
2018년 공군사관생도가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비에 헌화 및 묵념하는 모습(국방일보 인용)
순간 드는 생각이 "지금 세상에 버스를 타고 와도 이렇게 힘든데, 그 옛날 걸어서, 혹은 간헐적 차량으로 이곳까지 왔다고 하니 정말로 고개가 숙여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역사를 조금 돌리겠습니다. 1909년 2~3월, 안중근 의사와 11인의 동지가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당시 연추 하리) 지역에서 ‘동의단지회(同義斷指會)’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했습니다. 구성원들은 왼손 넷째 손가락(무명지)의 첫마디를 자르고, 그것으로 ‘대한독립(大韓獨立)’이라 피로 쓴 뒤, “3년 내 이토 히로부미·이완용을 처단하지 못할 경우 자결하겠다”는 강렬한 결의를 다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서약을 넘어, 의병 투쟁의 한계를 넘어선 의열투쟁(義烈鬪爭)의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비문 및 기록에 따르면, 안중근을 포함한 12명의 동지(김기룡, 백규삼, 황병길, 조응순, 강순기, 강창두, 정원주, 박봉석, 유치홍, 김백춘, 김천화)가 참여했던 것으로 기록됩니다.
이러한 기록을 살려 단지동맹기념비의 건립하고자 하는 손길이 처음 시작됩니다. 2001년 10월, 광복회와 고려학술문화재단의 주도로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추카노프카 마을 강변에 처음 세워졌습니다. 하지만 강변의 침수 문제 및 관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2007년 11월, 블라디보스토크 한국총영사관과 협의해 근처 농장(당시 남양알로에, 후에 유니베라) 입구 공터로 이전했습니다. 이후 이 지역이 러시아 국경수비대의 통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한국인을 비롯한 방문객들의 접근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2011년 8월 4일, 새로운 기념비와 기념공원을 조성하며, 다시 현재의 위치(도로변 완만한 구릉지, 하산으로 향하는 길목)로 이전해 재건되었습니다.
단지동맹은 민족의 절박한 독립 의지를 상징하며, 안중근 의사 및 11인의 독립투사들이 몸을 바쳐 맹세한 역사적 결의였습니다. 기념비는 이러한 굳건한 결의와 항일 정신을 기억하고 전승하기 위해 세워졌고, 한국-러시아 간 역사적 교류와 고려인 동포의 자긍심 고취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이전 과정에서 유실·훼손된 비문 일부는 복원되었고, “대한민국” 등의 표현 오류도 수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가보고 싶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100㎞ 떨어진 우수리스크와 남서쪽으로 230㎞ 떨어진 크라스키노 등 16만5900㎢에 이르는 광활한 연해주를 종횡무진 누비며 독립운동을 이어갔던 그들의 모습을 다시 상상하고 싶다. 최재형 선생 생가, 안중근의 단지동맹비, 신한촌, 한민학교, 독립문 터 등 항일 유적지를 찾아 독립투사들의 의지를 가슴에 새기고 싶습니다.
또한, 이동중에 문득문득 나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러시아 말와 한국말을 동시에 사용하는 그들의 웃음속에 있는 순진함을 한번더 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들은 한인 3세부터 5세까지 다양하며, 그들의 꿈 중 하나는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