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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소낙비 Jul 17. 2022

한여름 밤의 꿈(3)

판타지, 시대의 변화 feat by 세익스피어

"아테네의 테세우스 공작과 아마존 여왕 히폴리테의 결혼식이 임박했을 때, 아테네의 처녀 헤르미아는 아버지로부터 명문가의 청년 데메트리오스와 결혼하라는 강요를 받고 있었다....."로 시작하는 판타지 소설 '한여름 밤의 꿈'은 거장 세익스피어의 상상속 사랑이, 얽히고 설킨 한국 아침드라마 소재같은 전형적 남녀(요정포함)간의 사랑과 질투의 상투적인 이야기이지만 재미있다.


"헤르미아는 뤼산드로스와 이미 사랑하는 사이였고, 데메트리오스는 헤르미아와 단짝친구인 헬레나와 한때 사랑하는 사이였기 때문에 (데메트리오스가 그녀를 버리고 헤르미아 쪽으로 돌아섰음) 그 혼담을 거절하지만, 부친인 아이게우스는 딸이 아버지의 뜻대로 결혼하지 않으면 사형이라는 아테네의 법에 호소하여 결혼 아니면 죽음을 강요한다."....라는 시대착오적 이야기는 넓게보면 지금도 이슬람세계나 인도일부지방에선 여성이 인권이 아닌 소유의 개념인걸 보면 세상은 여전히 불공평하기 짝이 없다.


어찌보면 세상이 공평하고 공정하다는 생각 자체가 환상(판타지)이고 시대의 양심과 상식이란 것이 공허한 구호일 수 밖에 없는 양극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인생이란 이렇듯 판타지소설 '한여름 밤의 꿈'처럼 달콤하고 허무한 것일 수 밖에 없었던 '세익스피어의 반어'인지도 모른다.


무엇을 꿈꾸고 누구랑 공감하고 대화하며 사랑할 수 있을까 싶은, 이 한 평생의 짧고도 지루한 일생의 길이와 방향을 생각해 보면 가끔 넓은 태평양 한 가운데를 방황하는 돛단배같이 험난하고 괴롭다. 무엇을 위해 길을 나섰나.


왜 사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로 답하고 싶다.


"한여름 밤의 꿈"


어렴풋이 기억나는 여름날 초저녁 어슴프레한 어둠에 헛갈리고 잠깐 잠들었던 깊고 컴컴한 낮잠에 취해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 학교로 향했던  때의 추억이...요정의 숲속을 헤매는 것처럼 몽롱하고 아스라하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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