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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소낙비 Jul 24. 2022

한여름 밤의 꿈(4)

시간, 진짜 흐르기나 하는 것인가?

초저녁부터 잠자리에 들었더니 기어코 새벽 캄캄한 거실에 홀로 누워 글을 쓰고 있다. 가끔 출장가서도 새벽녘 눈이 떠지면 참 난감하다. 실컷 자서인지 아니면 체질인지 다시 잠들기까지 시간이 제법 필요하고 자는둥 마는둥 설치면서 아침까지 누워서 씨름하다 보면 하루가 더 피곤해지는 것을 느끼는 것은 마누라말대로 '늙어서'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어젯밤의 단잠은 새벽녁 나름 시원해진 공기를 들이키는 것으로 끝내고 푹신한 소파에 헤벌레하게 누워 좁아터진 휴대폰 자판을 두들겨 가며 브런치에 올릴 만한 글감을 떠올려 본다.


가끔 시간에 대해 생각하며 살지만 이 작고 아둔한 머리로 시계바늘처럼 치부해 버리기엔 시간이란 놈은 너무 난해하고 어렵다. 몰라서 관련 책을 찾아 읽어봐도 미궁속인 것은 매 마찬가지...

'시간과 공간은 하나다'라는 말처럼 인류의 오랜 숙제를 어찌 우매한 나같은 소시민이 이해할 수 있을까만은...길어야 100년 남짓의 초침같은 인생을 살면서 점같은 시공간속에 좀 더 길고 넓게 살기 위해 발버둥치다가 결국 태어난 곳과 같이 좁은 공간에 영면하는 것으로 기억을 갈무리하고 사라지게 된다.


새벽은 길고,

인생은 짧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이윽고 창문을 두드리며 배수구를 타고 내려가는 물소리, 도로위 차들이 다니며 빗물을 밟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도 비오는 새벽녘, 멀리서 비쳐오는 해뜨는 소리에 잠을 청해볼까 눈을 비빈다.


해가 뜨면 하루가 시작되고, 해가 지면 도 꺼져가는 하루살이에게 주어진 시간과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방향도 가끔 헷갈린다.


생각하면 할수록 시간속의 나는 헷갈리고 또 몽롱하다.


이제 시작인 듯 한 여름은 또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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