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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소낙비 Jul 31. 2022

여름나기(1)

다대포, 얼마만이냐?

7월의 끝자락, 날은 점점 더워지고 모기에 물린건지 땀띠가 난건지 온몸이 간지러워 얼마만인지도 기억하기 어려운 ‘해수욕’을 감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부산에 살면서 바다에  가지않게  것은 일단 뒷처리가 상당히 번거럽다.  몸에 붙은 모래며  바닷물을 제대로 행구어 내기 어려운 부대시설로 얘들이 어릴땐 농사짓던 곳과 별로 멀지 않고 여차하면 화물차() 시트에 돗자리를 깔고 집에 돌아와 수돗가에 몸을 행구는 것으로 빨랫감을 뒷처리해야 하는 아내의 몫과는 별개로 종종 넒고  포구라는 ‘다대포(多大浦)’ 제법 애용했었지만 어느 순간 바다보단 계곡에 발담구는 걸로 변심해버린 나의 마음에 돌맹이를 던진 것은 바로 근질거림이었다.


해수욕은 말 그대로 바닷물에 몸을 담구는 것이다. 하지만 근질거리는 몸을 담근다는 본래의 의미와는 별개로 물 속에 몸이 들어가면 자동 물장구를 치고 물을 뿌려가며 물놀이를 즐기게 된다. 그렇게 다 큰 애들을 데리고 해수욕장에 가서 돈은 아깝지만 거금 2만원을 내고 파라솔을 빌렸다..뽕 뽑을라고 하루종일 죽치고 있었다. 힘든 하루였지만 물속에서 나의 사랑스러운 선글라스를 잃어버린 마누라와 가져간 스노클링장비덕분에 즐거운 물놀이였다.


올 여름은 유달리 풀도 많고 벌레도, 모기도 많은 한 해인듯하다. 특히나 열심히 운동중인 아내를 위해 물병셔틀과 목줄 긴 개들로부터의 보디가드 역할로 차출된 몸내음이 많이 나는 벌레 유인체이기도 하다. 하지만 물량공세, 인해 아니 충해전술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고 세게 물린 곳들은 이내 부어올라 몇 번 긁음으로 근질거림은 극에 달한다. 지금도 어딘가는 근질거린다. 물론 마눌님이 운동동행으로 고생하는 남편을 위해 고의?로 바다에 빠트려 버린 선글라스를 사고 싶어서 근질거리는 것은 아니다.


여름은 이제부터다. 한 여름 더위에 잠도 설치게 되고 모기에 물린 가려움을 생각하면 후딱 지나가길 바라지만 한순간에 지나고 나면 찬바람엔 더운 여름을 아쉬워하게 될 순간을 생각하며 현재를 즐겨야 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22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다대포에서의 짧았던 해수욕이 그리워 질거다. 그 예전의 꼬맹이들이 오버랩되었던   애들과의 물놀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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