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티끌
네 눈은 왜 슬픈 거니
구향 순
잠시 엉뚱한 생각에 빠져 방심했다
한밤중 외진 시골길
느닷없이 차 앞에 우뚝 선 고라니 한 마리
순간 작은 고라니를 앞에 두고
급하게 교차하는 생각들
그런데 저 커다란 두 눈이 왜 슬퍼 보여
아버지 돌아가시고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진 열네 살 소녀의 눈
숨을 못 쉴 만큼 두려워 꿀꺽 삼킨 울음
세상은 함께 있어도 혼자인 것 같아
절박한 오지일 때 눈물은 더 빛나
두려워 떠는 저 짐승을 꼭 안아줘야 해
하나의 점으로 점점 작아져
거대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들
우주의 티끌 같으나
쉽게 꺼지지 않는 질긴 생명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