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유혹
우울 벗기
구향순
너는 참 깊다
편의점에서 산 프렌치카페 악마의 유혹처럼
달착지근하게 스며들다니
막 물오르기 시작한 버들강아지가
반짝 눈을 떴을 때였던가 그냥 눈물이 났다
그리고 점점 햇빛을 먹어버리는 눈물
힘줄 시퍼런 여름 내내 비가 내렸다
흐린 시간을 끌고 침몰하는 시계 속 뻐꾸기만
가끔 안부를 물었지 아마
안색이 노랗게 변한 은행나무가
늙음을 한탄할 때쯤
나는 벌레에 먹힌 가랑잎처럼 먹혀가지
이젠 벗어야 한다
혹독한 겨울을 버티는 맨몸의 나무처럼
같이 견뎌주는 친구들이 있음을 믿자
첫눈 내린 아침 맑은 해가 씽긋 웃는다
울컥 눈물이 맵다
살아있기에 북받치는 이 사랑스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