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흐드러진 여름이다.
부사방조제 끝 소황사구에 들어서려는데 능소화 나무 꽃 붉게 피웠다.
능소화에는 원산지가 중국인 능소화가 있고 미국 종의 능소화가 있다는 사실을 어느 책에서 읽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중국 능소화는 줄기가 길게 늘어지면서 마디마디에 한 송이씩 꽃을 피우고
미국종 능소화는 줄기 끝에 무더기로 꽃이 피는 게 특징이란다.
소황사구 입구에 핀 능소화는 덩어리로 피어 있는 것을 보아 아마도 미국 종인 것 같다.
그래도 흐드러진 능소화가 더운 여름 소황 사구를 찾는 사람들을 반겨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아니 그냥
구 향 순
늦은 퇴 그런 길 버스 안 저 남자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아니 그냥
잘 사는지 궁금해서라고
아, 어느 날 한밤중
풋풋해서 슬펐던 그 사람
잦은 헛기침으로
오래 묶은 안녕 물어온다면
정말 그런다면
흐르는 긴 침묵 사이
핏빛 능소화 파르르 떨고
다시 말문 턱 막힌 하늘
휘갈겨 쓴 궁색한 변명처럼
급한 소나기 한 줄 퍼붓겠지
한동안 마음 술렁일 거야
귀밑머리 세어
등 쓸쓸한 저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