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 반하다
구 향 순
나 저 소나무에 반하다
산 능선 고즈넉이 꼬장꼬장
푸른 눈의 먼 응시를 보는 수간
문득 창호지 문에 어릿어릿
세한도를 그렸을 외로운 사내
곧추세워 고독한 등을 읽는 듯
오매불망 기다리는 자식 생각
잠 못 들어 서성이는 어머니인 듯
폭설을 뒤집어써 늘어진 어깨
힘내라 북돋아 주는 동기간 같은
바람냄새 밥 짓는 저녁연기
멀리서도 반가워 달려가고 싶은
끌리는 오감에 그냥 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