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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넷 Linette May 18. 2022

성격도 스펙이 될 수 있나요?

내 직무적합성을 축약하는 단어, MBTI

 성격도 그 사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을까? 최근 MBTI, 즉 성격유형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다 못해 너무 깊숙히 우리 삶에 침투해버렸다. 가끔은 첫 인사치레로 MBTI가 어떻게 되냐 묻고도 한다. 그렇다면 인턴이 되기에 유리한 성격유형이라는 것이 따로 존재할까.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CHAPTER 3.

내 직무적합성을 축약하는 단어, MBTI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면접에서 MBTI를 물어본다는 것은 단순히 당신의 성격이 알고 싶다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이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네이버 플레이리스트 마케팅팀 면접에서 나는 이런 질문을 받았었다. 'MBTI가 어떻게 되세요?'. 면접에서는 처음 받아보는 매우 사적인 질문에, 나는 이 질문의 진짜 의도가 무엇일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부정확하지만 당시 나의 대답을 복기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ENTJ 입니다. 외향적인 편이라, 주위에 사람이 많고 소통하는 걸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러나 J 성향이 강하여, 일의 우선순위를 확실히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과제나 업무가 있다고 하면, 친구들과의 모임에도 나가지 않습니다. 그 일을 미루고 놀게 되면, 그 과정에서 훨씬 더 큰 불안감을 느끼게 되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이 가끔 제게 서운해하기도 합니다.'


 나의 외향적, 직관적, 사고적, 계획적 성향 중 해당 직무에 어필할 수 있을 만한 부분을 간단히 언급하였다. 흔히들 E 성향의 사람들은 노는 것을 좋아하여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비약하기도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걱정으로 J 성향을 한번 더 언급하였다. 최종 합격 후, 나는 팀원들에게 해당 질문의 의의에 대해 물어보았다. 팀원들의 이야기로는, 정답은 없으나 '사람들과 잘어울리고 일을 성실히 할 수 있는 성향'의 사람인지를 확인해보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마케팅팀의 특성 상,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잦으므로 커뮤니케이션에 능통하지 못한 사람은 이 직무 자체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일을 지구력있게 성실히 하는 직원은 모든 회사가 공통적으로 바라는 인재상일 것이다. 유형으로 나누자면, 'E'와 'J' 정도가 되겠다. 이러한 성격적 유형은 직무적합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상상력이 풍부해야하는 직무의 경우, 망상을 잘한다는 'N' 성향이 적합할 것이다. 또한, 상대방에 대한 공감이 중요한 직무의 경우, 감정이 풍부한 'F'성향이 잘 어울릴 것이다. 결론적으로, 면접에서 회사는 짧은 시간 안에 대상자가 우리 회사에 적합한 사람인지 파악하여야 하고,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알아내는 방법 중 하나가 MBTI 성격유형이다.

 그렇다면 나의 이 성격이 합격여부를 좌우하였는가? 당연히 아니다. 놀랍게도 당시 마케팅팀 팀원 중 절반 가까이는 'I', 즉 내향적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성향이라는 것은 선호하는 사항 정도인 것이지,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참고요소는 되지 않는다. 그 이상의 직무적 장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향형이건 즉흥형이건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러니, 본인이 원하는 직무와 성향이 조금 다른 것 같다고 해서, 굳이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하지는 않아도 된다. 

 참고로 말하자면, 플레이리스트는 MBTI에 굉장히 진심인 회사였다. 관련하여 사내 이벤트까지 열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여 내가 겪은 일련의 면접 과정은 아주 특이 케이스였을 수도 있다. 다만, 우리는 취업시장에서 0.001%의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합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확률이 있다면, 고려해보아서 나쁠 것은 없을리라. 기왕이면 팀에 아주 잘어울릴 수 있는 성향의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 면접에서의 인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이것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작용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든 조건과 스펙이 동일하다면, 저 경쟁자와 나를 구별할 수 있는 포인트는 무엇일까? 한번 쯤은 이 부분까지 초점을 맞추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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