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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복 Oct 20. 2024

ADHD

주의력 결핍



“ 다 아빠 닮아서 그러는 거야, 거울 보고 욕하는 거랑 똑같다고”


큰 아이가 일침을 날린다.

부산스럽다고 핀잔을 주니 돌아오는 건 하이킥이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 난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했다.

공책에는 온갖 낙서와 그림이 가득했고

집중은 5분을 넘기지 않았다.

수업은 재미가 없었고 지루하고 따분했다.

아이들과 방과 후에 운동장에서 놀 궁리만 했다.

그래서 자율학습이 있을 때면 의례적으로 ‘떠든 아이’ 명단에 이름이 칠판에 올랐다.


고등학교 때까지도 학교에 등교하려면 서너 번은 집을 들락거려야 했다.

대문을 나서는 순간에 불현듯 준비물이 생각나기 때문이었다.

체육복을 빼먹거나 책을 빼먹는 건 다반사였다.

한 번은 교련이 있는 줄도 모르고 학교에 등교한 적도 있고

심지어 도시락을 책상 위에 고스란히 놓고 등교한 적도 있었다.


산만하고 주의력이 부족함에도 살아나가는 게 신기하다고 주위에서 말하곤 했다.

오늘날에 와서야 이러한 경우를 주의력 결핍과 과잉 행동 장애 (ADHD)로 규정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것이 큰 정신적 문제는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왜냐하면 나 같은 경우 더 이상 이런 문제를 겪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아이들에게 아빠가 어릴 적에 이랬었는데 집중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얘기했었다.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일에 몰두하거나 재미있는 만화나 영화를 보는 경우엔 주변에서 북을 치고 꽹과리를 울려도 모른다는 것뿐이다.


주의력 결핍을 고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목표 의식을 키우고 하루에 해야 할 투두리스트 (to-do-lists)를 생각하는 것으로 고칠 수 있다.

말하자면 무의식을 의식의 계획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적어도 난 이렇게 함으로써 하루에 해야 할 일을 마무리한다.

아침에 일어나며 머릿속으로 하루 일정과 먼저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도 될 일들을 되뇌어본다.

아침 산책을 할 건지, 회사 일 중에서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그리고 점심으로 무얼 먹을 건지 생각한다.


“얘들아, 난 극복했어. 다 고쳤다고”


믿거나 말거나 아이들에게 강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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