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토미
“토미! 모닝커피 부탁해”
“네”
“물은 적당히 조절해 줘. 오늘은 약간 진한 커피를 마시고 싶어”
아침에 부는 가을바람이 차가웠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진한 커피가 생각났다.
“여보, 당신도 마실거지?”
“어,, 난 잠깐 잠을 깨고 나서 마실께, 당신 먼저 마셔요”
“그래, 토스트 준비해 둘 테니 일어나서 아침 먹읍시다”
티브이 리모콘을 들고 소파에 앉는다.
“토미, 토스트 준비해 줘, 딸기 잼 하고 우유 한잔 하고”
“네, 우유를 데울까요?”
“그래, 전자레인지에 1분만 돌려줘”
아침 뉴스를 튼다.
아직도 진행 중인 중동 전쟁 얘기와 기후 변화 얘기와 세계경제 얘기가 메인 뉴스로 나온다.
볼륨을 줄인다.
“탐, 커피를 소파로 갖다 들릴까요?”
“아냐, 식탁에 두고 아침 준비해 줘. 계란 프라이를 써니사이드업으로 두 개 준비도 해 주고”
“네”
토미가 온 건 한 달 전이다.
주방의 구조를 약간 변경하고 물건의 위치를 가르치고 커피머신과 토스트를 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처음엔 약간 서툴렀는데 지금은 잘하고 있다.
토미는 영어와 한국말을 할 수 있어서 중간중간 영어로 대화를 하기도 한다.
나를 톰이라고 불러달라 했고 와이프는 진이라고 했다.
똑똑한 토미는 가족의 생일과 기념일을 외우고 있어서 미리미리 알려주기도 한다.
“토미, 내 전화가 오고 있나 봐, 전화 좀 받아줘”
“네”
“토미입니다”
“헤이 토미, 잘 지냈어”
“아하, 정이군요, 반가워요, 잘 지내고 있죠. 엄마 아빠도 건강하세요”
“그래, 아빠 좀 바꿔줄래?”
“네, 잠시만요, 톰, 첫째 정이예요. 전화받으세요”
“그래, 정이구나,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
가까이 사는 첫째가 아빠 생일이 곧 오는데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한다.
둘째도 오겠다고 연락을 해 두었다고 하니 오랜만에 같이 식사를 하게 되었다.
“토미, 집 잘 보고 있어. 아마 9시경이면 집에 올 거야. 거실 등하고 현관 등은 켜 두도록 해”
“네, 잘 다녀오세요”
“그럼 갔다 올게, 남는 시간 동안 충전하고 있어”
“네, 알겠습니다”
토미가 온 후로 생활이 많이 편해졌다.
토미는 2세대 도우미인데 소프트웨어는 1년 전 업그레이드된 로봇이다.
주로 가사도우미와 애완동물을 관리하는 기능까지만 업데이트가 되었다.
여러 종류의 도우미 로봇이 나왔지만 ‘T’사 로봇이 제일 안정감이 있고 시장 평가가 좋았다.
나이 든 두 사람이 큰집에서 사는 게 쉽지 않았는데 토미 덕분에 수월해졌다.
다음엔 운동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