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사람의 진심을 봤다.
그냥 흔한 사원이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고, 너무 익숙한 풍경들이 이어졌다.
향 냄새, 물소리, 그리고
빨리 티켓을 끊고 들어가
한 컷이라도 더 사진을 남기려는 바쁜 사람들.
사원의 초입은 분주했지만,
안으로 들어서자 공기가 달라졌다.
물의 사원이라 불리는 이곳의 한편에는
길게 늘어선 줄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다.
수천 년 전부터 끊임없이 솟아난다는 성수를 맞으면
자신의 과오를 씻어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그들이 믿는 종교에서는
이곳이 신성한 믿음의 장소임이 분명했다.
허나,
관광객들은 어떤 믿음으로
그 긴 줄을 서가며 그들의 의식에 동참하는 걸까.
문득 궁금해졌다.
그토록 굳건한 믿음을 가진 그들은
어찌 낯선 이들에게 성수를 나눠주는 걸까.
같은 나라는커녕,
같은 종교도 아닌 이들이
한 곳에 모여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신기하면서도 묘하게 신비한 감정이 들었다.
땅에서 솟아나는 물이
몸과 영혼의 부정함을 씻어낼 수 있는 걸까.
이곳에 들어가려는,
제각각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믿음—아니, 믿음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한 마음인 걸까.
어쩌면 종교가 처음 생겨난 이유도
그와 다르지 않았을지 모른다.
사람들이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낸 믿음.
배척하지 않고,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따뜻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그래서일까.
낯선 이방인들에게도 활짝 열려 있는
이 사원처럼 말이다.
그날, 나는 신을 본 건 아니었다.
다만 인간의 진심을 본 것 같았다.
신을 보지 못한 날,
대신 사람의 진심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