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와의 대화: 아마존, 메타, 월마트, 틱톡!
빅테크에서 근무하는 분들과 커피챗 하거나 회사 방문을 하면서 느꼈던 점을 공유하고자 한다. 각 회사마다 문화와 중요시 여기는 부분들이 상이했지만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유저 중심, 데이터 기반의 사고, 그리고 문제를 구조화하는 능력이었다.
(1)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16 Leadership Principle)에 대해서는 들어봤을 것 같다. 예전에 글을 쓰기도 했는데 그 중에 가장 중심이 되는 것 고객 중심(Customer Obsession) 이다. 어떤 고객 세그먼트를 타겟팅 하는가? 그들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가? 이 것을 정확히 이해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질문에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며 핵심 문제를 파악한다.
(2) 현직자와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큰 회사인 것에 비하여 작은 스타트업 처럼 일한다는 말이 많았다. 적은 리소스로 아이디어를 테스트해보고, 실현성이 높다고 생각할 때 리소스 투자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반대로 말하면 사일로(silo) 조직이라서 서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했다.
내가 만난 분들은 친절하셨지만 조금 직설적인 문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직자 분들은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에 (+ 아마존 이력이 있으면 커리어에 좋으니)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분들이 많았다.
아마존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문서이다. 회사 방문을 갔을 때도 1 페이저를 주고, 그것을 다같이 읽은 다음에 시작했다.ㅎㅎ
(3) 아마존은 신기하게 프로그램 매니저(PgM), 프로덕트 매니저(PM), 테크니컬 프로덕트 매니저(TPM)이 있다. 각각은 어떻게 다를까? 프로그램 매니저는 여러 개 프로덕트의 전체적인 전략을 짜는 사람, 프로덕트 매니저는 하나의 프로덕트의 전략을 담당, 테크니컬 프로덕트 매니저는 그것을 엔지니어와 함께 구축하는 사람이라고 들었다. 업무 스콥(중요도나 난이도가 아니라)으로 따지면 PgM > PM > TPM 인 것으로 들렸다. 다만 월급은 TPM이 가장높다고!
내부에서 이동이 아주 자유로운 편이라서 다른 직무로 들어와서 변경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TPM은 얼마나 테크니컬 해야할까? 이거는 어떤 프로덕트를 담당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아무래도 프로덕트 자체가 더 개발자 지향적일수록 (예를들면 AWS) 더 많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1) 메타 분들과 이야기하며 가장 많이 나온 단어 중 하나가 불확실성(ambiguity) 였다. 어떤 문제를 풀 지 문제를 본인이 정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주어지는 과제가 "AI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다. AI를 사용하여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인가? 고객 서비스에 AI를 녹여낼것인가? 이런 큰 방향성부터 본인이 정의를 내려야한다.
(2) 그래서 중요한 자질이 하나 더 있다. 본인의 주장을 잘 전달하고, 주장을 데이터로 뒷받침 하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have a backbone"). 그래서인지 다른 회사들과 다르게 PM이 매우 높은 직급이었다. (L6인데 보통 MBA 졸업 후 입사하면 L4라고 한다.) 그래서 PM은 인턴으로 뽑지 않고 메타 내에서 직무 변경을 하거나, 다른 회사에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3) 또 한가지는 끊임없이 배우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키면서 어떻게 변화할 수 있을 지 끝없이 고민해보아야 한다. 빠르게 시도하고,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배우는 게 중요하다. (fast & continuous learning)
직원 수 기준으로, 월마트가 미국에서 3번째로 큰 회사라고 한다. 이렇게 큰 회사에서는 어떻게 협력하고 있을까?
(1) 월마트에서 크게 강조했던 부분은 처음부터 같이 진행하는 것이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관련된 사람들이 모두 초기에 참여해서 같은 그림을 보도록 한다고 했다. 나중에 '통보' 하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처음부터 '같이' 계획을 짜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이 제일 오래 걸린다고 한다)
(2) 가끔 팀 간의 KPI가 상충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광고팀은 월마트 앱에 광고를 많이 노출해 수익을 많이 올리고 싶지만, PM팀은 사용자 경험을 우선해 광고를 넣고싶지 않을 수 있다. 월마트는 이런 상황을 갈등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건강한 긴장(healthy tension)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조합할 때 더 좋은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다. 핵심은 이견을 공유하고, 공통된 목표(North star metric)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3) 월마트 앱 기능을 변경할 때, 오퍼레이션 측면에서 같이 변경이 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 일반적인 테크회사들과는 다르게 벤더 담당, 물류, 배송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력하는데, 이것이 즐겁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 즐겁게 일한다는 바이브가 확 느껴져서 신기했다. 패널 분들이 가장 농담도 많이 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1) 틱톡과 틱톡 샵 (E-commerce 라고 불렀다) 으로 조직이 나뉜다. 틱톡 샵에서는 고객이 상품을 탐색하는 방법을 혁신하고자 한다. 기존에는 내가 원하는 것을 검색해서 구매하는 서치(search) 고객이 더 많았다면, 점점 탐색(discovery)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아직 모호하지만, 중국에서는 이 경향성이 뚜렷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객이 상품을 어떻게 발견하는 게 자연스러울까? 어떤 틱토커와 어떤 상품을 연관하는 게 맞을까?
(2) 틱톡에서 한국 화장품이 바이럴이 되곤 하지만, 미국에서는 정작 판매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고객은 원하는 상품을 살 수 없고, 회사는 매출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틱톡은 한국 기업들과 직접 미팅을 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고 있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틱톡이 정말 ‘슈퍼 앱’을 목표로 삼고 있구나 싶었다.
(3) 틱톡 샵은 비교적 새롭게 구성된 조직이라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식 9-9 근무 문화가 반영돼 노동 강도가 높다는 얘기도 종종 들렸다. 그래도 패널로 나온 분들은 모두 굉장히 똑부러지는 느낌이라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채용 공고도 상당히 많이 올라와 있었다....ㅎㅎ
⬇︎ 우버(Uber), 어도비(Adobe), SAP 이야기는 이어서 해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