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다가
오늘은 종일 집에서 푹 쉬었다.
낮잠도 자고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스트레칭도 하고
음악도 듣고
느지막한 시간에
얼른 김치찌개를 하고
돌솥밥을 짓다가 문득
평범하지는 않지만
내 삶은 그저 적당한 삶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갑자기 들었더랬다.
어떤 한 분야에 뛰어나게 잘하는 건 없다
그런데 다방면으로 조금씩은 다 할 줄 안다.
호기심이 많은 것일까?
삶에 어느 하나만 깊게 파고들기엔
사실 자신도 없고
어느 하나에만 얽매이는 것 같아 싫기도 하고
지금처럼 마음 가는 대로
다양한 선택적 삶을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
때론 이 적당한 삶에서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요즘은 이런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있고
이 삶에, 이 적당한 삶에 편안한 마음이 얹힌다.
아주 잘하는 것은 없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적당한 일과로 하루를 보낸다.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등에 짊어지고 있던 짐이 많이 가벼워졌다.
이런 삶이 내겐 아프지 않은 균형 잡힌 삶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