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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인생 드라마

by 나도 작가

드라마를 아주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16부작을 주말 동안 울고 웃으며 잘 보았다.

제주 학생들에게

"폭싹 속았수다" 뜻을 물어보니

오답... 대부분 표준어의 '속았다'로 알고 있다.. 이런~

'정말 많이 고생해수다!', '많이 고생했다, 수고했다.'라는 뜻임을 난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제주사람이니... ^^*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에게,

이 드라마는 더없이 내 꿈을 이루게 해 준

한 편의 인생 드라마였다.

또한... 하나 건너 아는 ...

그런 지인이 이 글을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니, 지인이기를 바라는 욕심이랄까..


국어 교사가 아니었다면,

나도 어엿한 작가가 되었으리라.

내 삶의 이야기를, 우리네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따뜻한 마음의 아버지 이야기를 잘 녹여 멋진 드라마로 대신 써준 작가에게 기립 박수를 보낸다.


여운이 너무도 짙어,

다시 한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를 미리 볼 수 있었다면,

적어도 나는 10년의 인생을 먼저 사지 않았을까 싶다.


어제 주말이라서 잠시 엄마를 마주했는데,

느낌이 묘했다.. 서글펐다.

아이 생일날, 뷔페를 예약했다고

같이 가자고 메시지를 보냈다.

손자 손녀가 공부 잘하는 모습을 보면

신나 하는 부모님의 눈동자에서

그동안의 삶을, 어렴풋하게 떠올리게 되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마흔의 중반에, 삶이 그리 길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행복하게 간직하자.

모든 이들의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어려운 고비고비를 드라마 안에 다 녹여놨기에 어느 누구도 그 그물에서 그냥 빠져나갈 수가 없다. 빠져나가려면, 한 번쯤은 적어도 한 번쯤은... 그 구멍의 크기를 맞닿뜨려야 할 때가 오는 법이다. 그리고 누구나 그물에 걸리지 않고 빠져나갈 힘이 있음을, 따뜻한 희망의 바람이 불어 넘겨줄 것이라고 단연코 믿는다.


그 온기는 언제고 주변을 맴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오늘은 오늘의 희망으로 하루를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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