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디선가요.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밧줄에는 두 가지 용도가 있다고요.
서로 떨어진 물체를 하나로 이어주거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무언가를 한움큼 길어온답니다.
그래서요. 투박한 솜씨로 나름 줄을 엮어왔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씨가 못난 탓일까요.
엮은 줄들은 누군가를 돕기엔 너무 짧거나,
겉만 화려하여 제대로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요. 이 줄을 웃으며 잡아주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모두 그들 덕분이겠죠.
머리를 둥둥 떠다니는 어지러운 실줄을
계속하여 엮어 남루한 밧줄을 만들 것 같습니다.
조금씩 더 멋진 줄을 엮고,
그 줄로 삶이란 걸 살아야겠습니다.
저는 워낙 부족한지라,
할 줄 아는 게 그것밖에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