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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움 Oct 18. 2022

이건 상한 망고가 아닌 에어포켓

알고 있으면 유용한 식물상식 (4)

 노란색의 달달한 망고가 먹고 싶어서 과일집으로 달려갔다. 노랗고 손바닥 크기의 망고를 집어 장바구니에 담았다. 구입한 망고를 들고 맛있게 먹을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 싱싱해 보이는 망고를 쟁반 위에 올리고 칼로 반으로 잘랐다. 아니,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겉모습은 멀쩡했던 망고가 군데군데 하얗게 상한 것이 아닌가! 연하고 탱글탱글한 과육을 기대했는데 하얗게 변한 부분이 있어 기분이 언짢았다. 나름 비싼 과일을 구입했는데 아쉬운 마음으로 하얗게 변한 부분을 제거했다. 깨끗한 부분의 맛을 보는데 뭔가 평소보다 맛이 덜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음날, 전날 들렸던 과일집에 새로운 망고를 다시 구입하러 가면서 과일집 사장님께 말씀드렸다. 사장님께서는 이번에는 괜찮은 망고를 골라주겠다며 새 망고를 집어주셨다. '전날에는 상태가 별로 였다고 하더라도 이번에 새로 들어온 망고는 분명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망고를 반으로 갈랐다. 반으로 갈랐을 때 또다시 보이는 하얗고 파인 부분들. 전날에는 기분이 언짢은 정도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화가 났다. 화난 마음으로 인터넷에 '상한 망고'를 검색하는데 나와 비슷한 망고를 구입한 사람들의 후기가 있었다. 상한 망고를 구입했다며 나와 같이 화난 난 사람, 먹어도 괜찮은지 걱정되는 사람, 그냥 먹었다는 사람 등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었다. 공감하면서 찬찬히 글을 읽는데, 글의 답변으로 망고의 하얀 부분에 대한 답을 알게 되었다. 망고를 열였을 때 보이는 하얀 부분은 망고가 상한 것이 아닌 '에어포켓(에어백)'이라는 것이다. 




망고의 '에어포켓'이란 무엇이고, 왜 생기는 것일까? 

 망고의 에어포켓은 수확과 운송과정 중에 발생한 생리장해로 변형된 섬유질이라 할 수 있다. 에어포켓의 원인에 대해 알기위해 먼저 망고의 생산과 수입과정에 대해 알아보자. 국내에 수입되는 망고는 주로 필리핀과 태국에서 수입된다. 생산지에서 망고는 20~30m 높이의 망고나무에서 4달의 시간을 거치면서 익어 작업자의 손으로 하나하나 수확된다. 수확 된 망고는 다음의 과정을 거쳐 한국으로 수출된다. 망고는 산지에서 잔류농약검사, 당도(brix) 측정, 사이즈 및 품질선별, 1차 세척, HWT(온탕침지, Hot water treatment), Pre-conditioning(식히기), VHT(증열처리, Vaper heat treatment), 다시 식히기, 품질체크 및 포장, 수출의 과정을 거친다. 이 중 에어포켓이 생기는 과정은 VHT(증열처리, Vaper heat treatment)과정이다. 에어포켓은 증열처리 과정 중에서 일정 비율로 발생하나 과한 에어포켓은 미숙과(덜 익은 과일)이거나 빠른 증열처리로 인해 발생한다.



 에어포켓이 생긴 망고, 먹어도 괜찮은가? 

 먹어도 아무 이상 없다. 열로 인해 뭉쳐진 섬유질로 안전하며 과육의 맛은 변함이 없다. 또한, 증열처리과정은 약품처리 없이 수증기열을 이용하여 4~5시간 소독하는 것으로 처리 과정도 안전하다.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작은 에어포켓이 아닌, 구멍이 크고 많은 에어포켓이 발생한 경우 판매처에서 보상 받을 수 있다. 에어포켓이 없는 망고를 먹고 싶다면 현지에서 후숙된 과일을 먹어야한다. 수입되는 망고 특성상 에어포켓이 완전히 없기란 불가능하다. 망고는 생산부터 수확, 수출까지 생각보다 엄청난 노동과 과정, 인력이 필요한 과일이다. 생산, 수입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심한 에어포켓이 아닌 이상 너그럽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 VHT(증열처리, Vaper heat treatment)

병해충의 확산을 방지 하기위해 각 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식물 검염 시스템 중의 하나이다.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열처리만으로 소독하여 인체와 친환경적인 처리 시스템이다. 과일과 채소의 잔류 농약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장점이 있으나 처리 방법과 시간에 따른 작물의 생리장해 증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 망고 파파야, 리치, 파프리카, 멜론 등은 국제검염기준 반드시 실시되어야 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 증열처리 ] 참고

https://blog.naver.com/3360280/220253749624 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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