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경제 이야기 4
제 앞의 글들을 다 읽어보신 분이라면 물가 상승이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을까요? 궁금하실 겁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인구구조의 변화로 인해 매우 암울한 경제 전망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근본적인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 생각나는 것으로는 통화 유통량, 인구구조, 원자재 정도입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돈을 풀고, 인구구조가 젊고, 원자재가 폭등하면 물가는 크게 오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전부 맞는 논리는 아닙니다.
원자재의 경우 인구구조, 즉 수요의 종속 변수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가 상승 주요 요인에서 제외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 결국 통화 유통량과 인구구조만이 물가에 영향을 끼칠까요?
이것 또한 전부 맞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은 아베 노믹스를 통해 통화 유통량을 늘렸습니다. 한편으론 우리보다 더 빠르게 늙어가는 초고령화 국가였죠. 통화 유통량이 늘어나는 것과 반대로 젊은 인구가 매우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 결과는 어땠나요? 현재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음에도 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경제학자인 밀터 프리드만의 말을 인용해서 설명드리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다."
라고 아주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핵심 원인은 돈 풀기 즉 '화폐 공급 증가 때문이다'라는 것이죠.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주 큰 물가 상승이 있었을 때마다 엄청난 화폐 발행이 있었습니다. 1971년에 닉슨 쇼크 때, 그러니까 닉슨이 금 태환을 중단하고 달러를 무제한 공급을 했었습니다. 그때 미국은 달러 공급 때문에 물가가 올랐다고 하면 기축 통화에 대한 신뢰가 의심받기 때문에 OPEC이 유가 담합을 하는 바람에 물가가 상승했다는 이유로 둘러댔습니다. 역사책에도 대게 그렇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화폐 발행이 연평균 10% 이상의 고물가 상승을 만든 것이죠. 1980년대 물가 상승 역시 냉전에 소요되는 달러의 발행이 원이이었습니다. 최근 물가 상승은 팬데믹 때 찍어낸 신권이 원인입니다.
물론 화폐 공급이 많았음에도 물가 상승이 이어지지 않았던 때가 있기는 합니다. 바로 금융위기 때였죠. 당시에는 연준의 기적과 같은 IORB 처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중은행이 연준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주었습니다. 금융위기 당시에는 모든 사람이 언제 망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은행은 개인과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기가 난해했죠. 돈을 잘못 빌려줬다가 망하면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을 수도 있었거든요. 이와는 다르게 연준은 당시 엄청나게 많은 신권을 발행했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남아도는 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골치였습니다. 돈이 풀리니 당연히 물가 상승 조짐도 보였죠. 이때 연준의 IORB가 시장의 유동성을 어마어마하게 흡수하였습니다. 결국 돈을 엄청나게 풀었지만 그 돈을 흡수하며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조금 다른 데로 샜네요. 자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요?
저출산으로 인구구조가 늙어가는 국가이면서, 미국의 유동성 공급(화폐발행)에 직면해 있습니다. 돈 풀기의 물가상방 압력과 고령화의 물가하방 압력이 공존하는 것이죠. 어디서 본 상황 아닌가요? 아까 설명드린 일본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정치인들이 멍청해서 걱정되기는 하지만 해답 안을 잘 분석한다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