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 이야기
'사람이 변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절대 변하지 않는다와 완전히 변한다 사이에 수많은 답이 있을 뿐이다. 내담자의 변화를 위해서 함께 노력하는 상담실에서는 각자 지금의 능력만큼 변화의 답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가? 변화에는 단계와 과정이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지적 통찰'이다.
생각으로나마 "내가 지금 이렇게 하고 있으니 저렇게 변화를 해야겠구나."를 깨닫는 단계다. 이 단계에 이르는 과정은 지금 현재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현재에 영향을 끼친 과거의 경험도 알아야 한다. 이 단계의 감정은 많은 사람들이 '우울'하게 느낀다. 자신이 과거의 경험에 의해 현재를 왜곡되게 인식하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은 우울할 수밖에 없다. 이런 우울의 과정은 우울증의 우울의 과정과는 다르다. 성장을 위해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우울이다.
두 번째 단계는 '훈습'이다.
정신치료에서 하는 말로 통찰하고 연습하는 것을 반복한다. 변화하려는 노력은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한다. 한 발짝 앞으로 갔다가 두 발짝 뒤로 가기도 한다. 뒤로 갔을 때 왜곡하여 행동하는 자기 모습을 다시 인식하는 '통찰'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연습'을 반복한다. 이 과정은 혼자 할 수 없고 상담가나 좋은 가족이나 공동체같이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상담자는 알려주고, 설득하고, 성공에 함께 기뻐하고, 실패에 위로한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고 훈육하는 과정이 이러할 것이다. 변화하는 영역이나 왜곡된 정도에 따라 훈습의 과정이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으니 그 기간을 다른 경우와 결코 비교할 수 없다.
세 번째 단계는 '감정적 통찰'이다.
지적 통찰이 '아! 그런 거였어!'라면 감정적 통찰은 '아! 아! 아! 그런 거였구나, 그런 거였어!!'정도의 강도가 있다.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 왜곡한 현실을 살았구나'라고 감정으로 느끼는 단계로 이때 '전체적인 통찰'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후에 지속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10시간 20시간 만나는 단기 상담의 경우는 열심히 한다고 해도 '지적 통찰' 단계 정도 갈 수 있다. 드물게 지적 통찰만으로도 변화가 되기도 하지만 어려운 문제는 '훈습'의 오랜 시간이 걸린다.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지만 '감정적 통찰'에 이르기까지 더 깊은 내면을 통찰하면서 옛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연습하는 자기와의 싸움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아는 대로 행동하기보다 익숙한 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상담자나 내담자나 두 번째 단계를 성실하게 진행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