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생활을 시작하며
인간은 참 간사하다. 모국의 말과 글이 귀해지니 혼잣말이라도 늘어놓고 싶어진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그냥 한동안 손 놓았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어 졌다는 얘기. 대신 이번에는 혼잣말이 아니도록, 브런치 스토리에 연재해 보기로 결심했다. 거창한 주제는 없지만 30살의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시간과 지금의 생각을 담을 수 있다면 충분하다.
작년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가장 굵직한 것을 꼽아보자면 인생 처음으로 직급을 달았고, 또 참 오랜만에 낯선 땅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지난 9월, 중국에 와서 내 코가 고생을 많이 했다. 식사 시간 때마다 환풍구에서 흘러나오는 이국적이고 톡 쏘는 향신료의 냄새, 기름이 달궈진 냄새, 화장실의 물비린내. 각종 '낯섦'의 냄새. 내가 여기 이국(異國)에 좀 더 적응하면 그림자처럼 익숙해질 냄새 일지, 훗날에는 오히려 추억의 향기가 될는지 궁금하다.
성인이 된 이후로 크게 자각하지 못했지만, 사회가 얼마나 촘촘한 망으로 연결되어 돌아가는지 새삼 깨닫는 중이다. 그 고리를 잇는 '언어'가 미숙하니 일상 하나하나가 물속에서 숨을 쉬는 것처럼 부자연스러워졌다. 메뉴판을 못 읽는 나, 누군가 뭘 물어도 대답하지 못하는 나, 전화가 울리면 긴장하는 나, 자꾸 움츠러드는 나.
하지만 바꿔 말하면 그만큼 새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색하게 손가락을 뻗어 주문한 요리는 이름은 모르더라도 맛있었다. 난처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팅부동을 외치면 마주 웃어주는 환한 얼굴도 있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한 단어라도 캐치해 내면 엄청난 성취감이 든다.
그래서 외국에 산다는 건,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에 따라 - 한없이 불안하고 어설프고 그렇지만 또 재밌는 것 같다. 한국에 비해 현격히 낮아진 업무 강도에 맞춰 한 달에 한 번은 중국 국내 여행을 떠나자는 목표도 세워봤다.
중국어 못하는 30살 회사원의 중국 생존기 & 여행기
모쪼록 칭 뚜오뚜오꽌자오 씨에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