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수필
작든 크든 건물 하나를 지으려면 설계 시작부터
공사 완료까지 각 과정마다 중심을 잡아줄 기준들이 필요하다.
공사로 치면 터파기 전에 집 윤곽을 잡아주는 규준틀 같은거라고나 할까.
그 중 가장 중요한 기준 하나만 꼽으면 뭐냐고
얼마전 상담오신 예비 건축주께서 물어보시길래
아무래도 설계자 입장으로 막 시작할 때 건축주 본인의
기준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사례 하나를 보여드렸다.
현재 설계 끝내고 인허가 처리중인 상가주택 행안재
건축주께서 설계 시작 때 공유하신 내용인데, 첫장 '기준과 방향' 은
건축주와 건축가의 건강한 파트너쉽을 정확히 설명하는 꽤 모범적 기준이었다.
조만간 시작해야 하는 예비 건축주들이라면
나름 괜찮은 모범적인 레퍼런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대략 이러한 내용들.
* 기준과 방향
1. 저의 집을 짓는 것이지만, 건축가의 생각도 충분히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집으로서 기본적인 것들이 충분히 지켜지는 가정하에 건축가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2. 제가 원하는 집이 어떤 집인지 사실 잘 알지 못합니다. 제가 뭔가 요청 드렸을 때 의견 있으시면 편하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같은 맥락으로 제가 뭘 원하는지 몰라서 요청조차 못할 때가 있을텐데 만약에 소장님들께서 나라면 이랬으면 좋을 것 같다 라는 부분 있다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제가 원하는 집은 이런 집입니다.를 그대로 반영해서 만드는 건축과정이 아닌, 건축주와 건축가가 대화를 통해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그러한 건축설계였으면 좋겠습니다.
5. 단순히 건축주와 건축가의 금전과 용역으로 연결된 관계를 뛰어, 하나의 공동"작품" 을 만드는 즐거운 과정으로 진행하고 싶습니다.
6.7.8.....(중략)
* 기본사항
1. 수년내 가족이 늘어났을 때 계획까지 포함하였으면 좋겠습니다.
2. 기본적으로 Private한 집을 원하지만, 그렇다고 철옹성과 같이 집과 밖이 완전히 구분된 정도까지는 원하지 않습니다.
3. 4. 5.......(중략)
* 각 공간에 대한 생각
1. 1층 근린생활 시설은 가급적 깔끔하게 운영할수 있는 업종을 유치할수 있도록 감안한 설계가 되면 좋겠습니다.
2. 3층 주택은 거실과 주방을 큰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3. 4. 5.......(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