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천보, 걸으니 돈이 생기네

걷기 독려 앱과 함께 돈 받으면서 건강 챙기는 법

by 리앙

나는 올해 마흔(6월, 만나이 적용시 서른아홉). 여전히 미혹에 빠져드는. 불혹이 되기엔 아직 부족한 인간. 열살 아들과 여섯살 딸을 (타의에 의해) 독박육아 중인 워킹맘이다. 우리 집(친정)에서 나는 두 딸 중 막내고, 사회에서는 어엿한 17년차 직장인이다.(물론 육아휴직으로 2년을 쉬었지만)


요즘 나는 매일 8천보를 걷는다. 물론 5천보를 걸을 때도 있고 2만보를 걸을 때도 있다. 그치만 평균적으로 8천보를 걷는다. 서울시에서 지급받은 손목닥터 9988을 차고 8천보를 걸으면 매일 200포인트가 쌓인다. 출석하면 10포인트, 그날의 식단을 올리면 50포인트를 제공받는 식이다. 여튼 시작한지 한달만에 1만포인트를 쌓았다. 난 그냥 걸었을 뿐인데 돈이 되어 돌아오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흔히 말하는 앱테크를 할 생각은 없지만, 손목닥터 9988 뿐 아니라 토스 만보기와 캐시워크 앱도 활용 중이다. 토스 만보기는 1천보에 10원, 5천보에 10원, 1만보에 20원을 제공하며, 특정 스팟 5군데를 방문하면 각 20원씩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모든 미션을 클리어하면 일 최대 140원을 벌 수 있다. 그냥 걷기만 해도 돈이 쌓인다. 캐시워크는 100보에 1원씩이다. 1만보가 마지노선으로, 최대 벌 수 있는 돈은 일 100원이다. 열심히 걸은 만큼 금화가 든 상자를 100번 두드려야 한다. 단, 무조건 밤 12시 전에 두드려야 한다.


며칠 전, 아들, 딸과 함께 저녁 산책에 나섰다. 아들은 걸으며 포켓몬을 잡고 나는 토스 만보기 스팟을 찾아갔다. 여섯딸 딸내미는 유모차에 앉아 초콜릿 먹방에 집중했다. 그렇게 우리는 같은 시간, 서로 다른 즐거움을 만끽했다. 마지막 만보기 스팟을 향해 가는 길목, 갑자기 돌풍이 불고 추위가 급습했다. 비로소 핸드폰에서 눈을 뗀 아들이 불퉁하게 말했다. "엄마, 20원 벌자고 이렇게까지 해야해?"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떠올랐다. "땅을 파봐라. 20원이 나오나." 내가 생각해도 좀 구질구질하긴 하다. 근데 여기서 써먹으니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열심히 걸어서 너희 치킨도 사주고 떡볶이도 사줄게" 약속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 뿌듯한 하루.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다. 내가 대단히 구두쇠라 이런 돈 몇푼에 집착(?)한다는 오해. 다행히 난 먹고사는 데 전혀 걱정이 없다. 남편과 나 모두 열심히 직장생활 중이고, 대출 걱정도 없다. 그냥, 걷는 건 나의 일상의 즐거움이다. 난 그저 즐거운 행위를 하면서 돈까지 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성취감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내가 좋다. 잘 걸을 수 있는 나, 오늘도 잊지않고 상자를 100번 누른 나, 오늘도 어김없이 8천보를 걸은 나, 그래서 특별한 운동없이도 건강한 나.


아참, 얼마 전부턴 알뜰교통카드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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