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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lla Oct 16. 2023

집합을 떠날 수 없는 이유-연산

대상 : 고등학생 이상 / 세부 분야 : 대수학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여러분은 사칙연산(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을 한 단계씩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덧셈에 이어 다음 단계인 뺄셈을 배우면서 궁금증을 느낀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왜 모든 뺄셈문제는 항상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빼는 걸까? 작은 수에서 큰 수를 뺄 수는 없는건가?"


 이렇게 생각했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수학자입니다! 다들 짐작한 것 처럼 위 질문의 답은 초등 3학년이 되기 전까지 다룰 수 있는 수의 집합은 자연수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연수 집합은 뺄셈에 대해 닫혀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질문의 답에 독특한 표현들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하나씩 이야기를 풀어가봅시다.


 우선 자연수 집합(the set of natural numbers)는 인간 역사로 보면 가장 기본적인 수의 집합 입니다. 이 집합의 원소들은 1, 2, 3, 4,...와 같이 1을 기준으로 1씩 계속해서 증가하는 수들의 무한한 모임으로, 무언가를 셀 때 하나, 둘, 셋, 넷,.. 과 같이 가지고 있는 물건의 개수를 표현해 주는 기호이죠. 이런 집합들은 단순히 특정 수학적 대상들이 가만히 모여있는 굉장히 따분한 집단입니다. 마치 돌 틈에 끼여있는 모래알들과 같죠. 이제 이 모래알들을 조금씩 움직여 봅시다! 


 모래알을 움직이는 바람은 바로 다들 예상하고 있었던 "연산" 입니다. 주어진 어떤 집합에 대하여 정의되는 연산(operation)은 쉽게 설명하면 집합에서 몇 개의 원소를 선택하여(중복선택 가능) 집합 안의 원소에 다시 대응시켜 주는 일종의 다변수 함수입니다. 특히, 두 개의 원소를 선택하여 어떤 하나의 원소에 대응시킨다면 이 연산은 이항연산(binary operation)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이 표현을 응용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이 함수 y=f(x)는 일항연산(unary operation)으로 불릴 수 있답니다.) 예를 들어 덧셈연산은 두 개의 원소를 가지고 와서 결과값을 만드는 이항연산으로서 함수로 보면 f(x, y) = x + y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x, y가 자연수이면 결과인 x + y 역시 항상 자연수가 됩니다. 이 경우 자연수 집합은 덧셈에 의해 닫혀있다 / 덧셈은 자연수 집합의 이항연산이다라고 표현합니다. 여러분이 임의의 자연수 두 개를 가지고 와서 아무리 덧셈하여도 그 결과는 자연수 집합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죠. 반대로 자연수 집합은 뺄셈에 의해 닫혀있지 않다는 표현은 어떤 의미일까요? 처음 질문에서 언급되었던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자연수에서 큰 자연수를 빼는 계산 결과값"은 자연수가 아니라는 것을 조금 더 복잡하게 표현한 말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 선생님들은 답을 찾아 헤멜 우리를 위해 언제나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빼는 문제만을 주었던 것입니다. 그럼 자연수가 아닌 이 수는 무엇이라 부르나요? 바로 중학교 1학년에서 배우는 자연수가 아닌 수-음의 정수-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럼 이제 자연수, 0, 음의 정수를 모두 합쳐서 만들어진 집합인 정수를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뺄셈은 정수의 연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자연수 집합에다 곱셈과 나눗셈 계산을 데리고 옵시다. 이제 새로운 표현을 배운 여러분의 머릿속에는 "자연수 집합은 곱셈에 대해 닫혀있다" / "자연수 집합은 나눗셈에 의해 닫혀있지 않다" / "곱셈은 자연수 집합의 이항연산이다" 등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앞에서 뺄셈이 음의 정수라는 새로운 수를 찾아냈던 것처럼 나눗셈을 통해 자연수를 벗어난 새로운 수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아"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 이 새로운 수는 바로 두 개의 자연수를 이용하여 비율로 표현 되는 수-분수- 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두 개의 정수를 이용하여 비율로 표현 되는 수-유리수(有理數, rational number)라는 더 큰 새로운 집합을 만들어 내죠. 사실 여러분이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과정 동안 배우는 것은 우리의 계산법들이 연산이 될 수 있게끔 더욱 큰 수의 집합들을 찾아나가는 과정입니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작은 덧셈(f(x, y) = x + y)과 곱셈(f(x, y) = x * y)을 연산으로 하는 자연수 집합 

(뺄셈에서 닫혀있지 않음 - 0과 음의 정수 등장)

 ==> 뺄셈(f(x, y) = x - y)도 연산으로 가지는 정수 집합 

(나눗셈에서 닫혀있지 않음 - 유리수 등장) 

==> 나눗셈(f(x, y) = x/y, 단 y는 0이 아님)도 연산으로 가지는 유리수 집합 

(승수계산에서 닫혀있지 않음 - 무리수 등장) 

==> 특수 승수(f(x, y) = x^y, 단 x>0)계산이 연산이 되는 실수 집합 

(다음 승수계산(f(x, y) = x^y,  x<0)에서는 닫혀있지 않음 - 허수 등장) 

==> 승수(f(x, y) = x^y) 계산이 연산이 되는 복소수 집합


즉, 어떤 집합에 대응 되는 연산이 많을 수록 그 집합의 원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집합 내부의 벽을 두드리지만 집합을 떠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계산법이 주어지면 집합을 뚫고 나가 새로운 원소들을 정의하며 더 큰 영역을 구성할 수도 있게 되지요! 그럼 이렇게 큰 땅을 많이 만들어서 무엇을 하냐고요? 방금 생각한 다양한 연산들로 인해 각 집합들은 특별한 성질들을 가지게 됩니다! 


다음에는 연산과 함께하는 집합들의 특성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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