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

2부 다시 나로 살아간다는 것

by 두비어멈

6. 나는 여전히 엄마이고 , 여자였다


이별을 하고 나서
사람들은 내게 가장 먼저 이렇게 물었어.
“애는 어떡해?”
“너 혼자 괜찮겠어?”

그 말들에 담긴 걱정을 알면서도,
한편으론 마음 한 구석이 서운했어.
내가 엄마라는 이유로,
모든 감정은 참고
모든 선택은 아이만을 위해서 해야 하는 건가 싶었거든.


맞아.
나는 엄마야.
우리 애들을 낳고 키우는 사람.
그 이름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단단한 사람이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나는 어리고,
가끔은 울고 싶고
가끔은 사랑받고 싶고
아직도 예쁜 옷을 입고 싶고
거울 속 내 얼굴을 다시 예뻐 보이고 싶은
그저 ‘한 여자’이기도 해.

아이들 밥 챙기고, 씻기고, 재우고
조용해진 밤에 옛날 사진을 봤어.
참 기분이 이상하고 가슴이 먹먹해지더라.
나도 저럴때가 있었는데 저 당시에는 행복했던거 같은데 하고 말이야.


나는 나를 너무 오래 뒷순위에 두고 살았던 것 같아.
‘엄마니까’, ‘아내니까’, ‘누군가 딸이니까’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지.
그러다 보니 정작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는
한참 생각해봐야 알 수 있었어.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나 자신을 아끼고 싶은 마음은
절대 반대편에 있는 게 아니었어.
오히려 내가 나답게 살아야
아이들에게도 밝고 따뜻한 에너지를 줄 수 있겠더라고.

그래서 이제는
아침에 잠깐이라도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노래도 흥얼거리고 , 재밌는 하루를 스타트 한다 .
꼭 특별하게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
그냥 오늘 하루 기분 좋게 시작하는게 좋은거지.

그 시간은 내 안의 여자로서의 나를
다시 꺼내주는 시간 같거든.

단비가 어느 날 내 옷차림을 보고 말했어.
“엄마 오늘 예뻐~”
그 말 한마디에
가슴이 두근거리던 날이었어.


나는 엄마야.
그리고 그보다 먼저, 나 자신이야.
누군가의 여자로 살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사랑스럽고,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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