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혼자라는 말이 더는 무섭지 않았다
처음 그 사람을 내보내던 날,
문이 닫히는 소리가 오래도록 귓가에 맴돌았어.
그제서야 정말로 '혼자'가 되었다는 걸 실감했지.
집은 조용했고,
익숙했던 걸음소리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도 사라졌어.
사람들은 흔히 말하잖아.
혼자가 되는 건 외롭고 무섭다고.
나도 그게 두려워서 오랫동안 이 관계를 끌고 왔는지도 몰라.
그냥 누군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안전하다고 착각했던 거지.
근데 혼자가 되어보니
그건 '공포'가 아니라 '공백'이었어.
텅 빈 자리에 내가 앉고,
텅 빈 시간에 내가 들어섰을 뿐이더라.
무서움보다 더 어려웠던 건,
이제 모든 걸 내가 정해야 한다는 거였어.
애들 옷, 애들 문제, 병원 진료,
경제적인 선택, 일상까지
다 내 몫이었고,
그 무게가 나를 짓누를 때도 있었어.
하지만 놀랍게도,
그 무게를 조금씩 익숙하게 들고 걷는 법을 배우게 됐어.
밤새 아기 둘을 번갈아 재우고,
이른 아침에 부스스하게 일어나 밥을 차리고,
쓰러지듯 누워있는 날에도
나는 다시 일어났어.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나는 생각보다 더 강한 사람이구나.’
물론 가끔은 누가 내 어깨에 손 얹어주길 바랄 때도 있어.
혼자 밥 먹다 문득 허전해지기도 하고,
아이를 둘을 데리고 택시를 탈때 , 병원을 갈때
누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바라기도 해.
하지만 그런 날들 사이사이
혼자인 시간이 주는 평화도 분명 있었어.
혼자라서,
아무에게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밤.
혼자라서,
내 기분에 맞춰 노래를 고를 수 있고
밥을 차리든 말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하루.
그렇게 나는 혼자가 되었고,
그 혼자라는 단어가
더 이상 외로운 말이 아니라,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말이 되었다.
이제는 누가 내 곁에 없다고 해도
나는 괜찮아.
내가 나의 가장 든든한 편이 되어주기로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