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

8. 그래도 나를 안아주는 손이 있어서

by 두비어멈

세상이 너무 버거울 때가 있어.
아무리 잠을 자도 피곤하고,
숨이 막히는 것 같고,
누가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싶다가도
그 기대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때.

혼자인 것 같고,
아무도 내 편이 아닌 것 같고,
그래서 결국 마음이 굳어버렸던 날들이 있었어.
사랑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지만
차마 “도와줘”라는 말 한마디도 꺼내지 못할 만큼
지쳐버렸던 날.

그때…
내 앞에
말도 잘 못 하는 아기가 조용히 웃어줬어.

“엄마…”
단 한 마디였는데,
그 한마디에 눈물이 터졌어.

사람들이 위로의 말로 해주는 수많은 말보다
그 작은 목소리 하나,
그 작은 손길 하나가
나를 안아줬어.

작고 따뜻한 손이
내 뺨을 살짝 만지던 순간,
‘나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 다독이던 마음이
처음으로 정말 괜찮아질 것 같았어.

단비가 내 무릎 위에 기대어 잠들고
은비가 눈을 맞추며 방긋 웃는 그 장면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위로였어.

누구보다 어린 아이들이
누구보다 깊은 사랑을 내게 주고 있었더라.

나는 매일 “엄마”라고 불리며
그 안에 담긴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그 사실을
너무 늦게야 깨달았던 것 같아.

사람들은 쉽게 말해.
“힘내, 다 지나가.”
하지만 그 말이 얼마나 공허한지
그들은 몰라.

정작 내가 위로받은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었고
존재였어.

이 아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로 나는 위로를 받았고,
살아야 할 이유를 다시 붙잡았어.

내가 무너질까 봐
아무도 손 내밀지 않아도
이 아이들은 매일 내게 손을 뻗어줘.

작지만 따뜻한 손으로
내 마음을 쓰다듬어줘.

나는 여전히 서툴고 부족해.
엄마라는 이름을 매일 배워가고 있어.
하지만 하루하루 이렇게 버티며 살아가는 건
그 작고 여린 손이
나를 먼저 안아줬기 때문이야.

어쩌면
내가 이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이름으로 위로받고,
살아가는 이유를 배우고 있는 거 아닐까.

사람들이 나를 몰라줘도 괜찮아.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도 괜찮아.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이 아이들이 매일같이 내게
“엄마, 여기 있어줘”라고 말해주고 있으니까.

나는 그 말 한마디로
오늘도 버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간다.

작가의 이전글다시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