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평생 처음 8개월 간 수영을 하다

나의 몸

by 평정

작년 6월 중순에 시작하였으니 8개월이 좀 넘었다.

웨이브 접영 다음 단계인 플랫 접영을 하고 있고,

플립턴 할 때 허우적대던 손을 겨우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


2025년 올해 생일이 지났으니 만 나이가 62세가 되었다.

나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정과 관심이란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고,

그것이 주는 잔잔한 감동을 기록하고자 한다.


물에 빠져 익사할 뻔한 트라우마가 50년을 지배했다.

그런 물포비아가 수영을 배우고자 했던 것은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채로 이 일회적인 삶을, 나의 이 천금 같은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았다.


큰 욕심을 가졌다.

제발 물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고, 물에 떠 있을 수만 있게 해달라고...

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딱 1년만 다니자고...


아침 7시에 수영장을 향해 갈 때는

매번 마음속의 수많은 두려움과 공포와 싸워야 했다.

몇 달간은 수영장 가는 길에서 구역질을 동반한 멀미까지 했다.


매일 물을 만나는 노출효과를 볼 수 있을까 해서

휴관하는 날에는 다른 수영장까지 원정을 갔다.


수영을 빠지는 날은

눈병이 났을 때와 머리 염색을 할 때뿐인 것으로 기억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유튜브로 수영을 배우고,

다음 날에는 드릴 연습을 했다.

수영을 위해 그냥 불도저같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생애 처음으로 수영을 배우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마음이 해이해지면

중간에 그만두게 될 것이다.

그러면 정말 영원히 수영을 못하게 될 것이다.

1년의 고비만 잘 넘기면 된다!


그런 생각들 때문이었다.


드디어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사이드턴, 플립턴을 다 배웠다.

그중에서도 접영에 소질이 있다고 한다.

나는 어푸거리며 물을 먹으며 매우 힘겨운데, 남들이 볼 때는 모범적이라고 한다.


수영을 통해서 나이라는 편견을 깼다.

60이 넘어도 배움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 나이는 핑계일 뿐이었다.

또 하나는 내가 내 몸에 이토록 관심이 있어 본 적은 처음이다.

내 몸을 느껴보고, 지상과 물 속에서 천천히 하나씩 훈련을 했다.


왼쪽 발목이 젖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고,

내 팔꿈치가 곧게 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았다.

다리는 매우 힘이 없고, 강약 조절이 안되었다.

호흡도 매우 짧고 불규칙하고 가쁘다는 것도 알았다.

온몸이 경직되어 있고, 긴장되어 있고, 수평이 되지 않았다.

눈을 감아 버린다는 것도 알았다.


놀랍게도 이제는 물속에서 몸을 구부려 한 바퀴 돌 수 있고,

나비 날개처럼 팔을 돌리고, 물속을 잠수하였다가 솟구칠 수 있게 되었다.


나의 몸을 면밀히 관찰하고, 활성화시키고, 모든 기능을 다 써야 하니

나의 60년 이상 쓴 내 몸에 수영은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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