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
이른 아침 강추위로 몰아치는 겨울 어느 날,
어두컴컴한 대운동장 아래에 작은 조명의 불빛에
서서히 검은 물체가 보인 온몸을 둘러싸매
검은 옷을 입고 나오는 괴물들
한 바퀴로 도는 400m인 트랙 위에서
10바퀴로 뛰어야 하는 아침운동 미션완수를 마쳐야 하는 다짐이기에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사열종대로 헤쳐 모이는 나란히 줄을 서 있는 가운데에서 슬슬 시동을 거는 내 심장이 떨리기 시작한 동시에
저 멀리 시커먼한 손을 계속 응시하며
출발을 알리는 신호로 손이 내리기 시작하여
한 바퀴.. 두 바퀴.. 셋 바퀴.. 넷 바퀴.. 다섯 바퀴..
점점 속도가 붙는 달리기가 빠를수록 전력질주하기로 시작한
나를 둘러 쌓인 괴물들 사이에 빠져나와 포기하고 싶었다.
그 동안에 뛰는 내내 바닥에 보기만 하다가 숨을 차서
고개를 든 타이밍에 일출이라고 알리는 시간에 흐린 내 시야에
저 멀리 산꼭대기 사이에 햇빛 줄기가 들어와 보였다.
그리고 따스한 햇살에 꽁꽁 얼어붙은 몸을 녹아준 덕에
모두 한 명 두 명씩 검은 옷을 벗어 던져지기 시작해
마지막 남은 한 바퀴로 향해 힘껏 달릴 때
입에 올라온 모양의 크기가 크든 작든 입김들
바람을 맞으며 휘날리는 머리카락들
역동적인 머리와 어깨 사이로 크고 작은 햇빛 줄기들
내 눈에 마치 무리지어 꿈을 향해 질주하는 말들처럼
너무 아름답게 경이로웠다.
그래서인지 그 힘을 얻어
가슴이 다시 한 번 더 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