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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크솔트 Feb 11. 2022

안녕, 제코(제이에스코퍼레이션)

2022년 2월 11일 금요일 쫄보 맘의 멘탈 일기

매도의 순간이 왔다.


매도를 결심하고 첫날, 둘째 날 100원 차이로 매도가 체결되지 못했다.

상승추세에 있던 터라 다시 욕심이라는 심리가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아침 8시 50분 매도가 설정할 때 목표가 보다 500원 더 올려서 써 놓았다.

이날은 옵션 만기일이라 아침부터 시장이 출렁출렁 태풍을 맞은 바다처럼 엄청난 파도가 친다.

아침에는 안정적으로 시작한 시장이었는데 점심 먹고 보니 이내 꼬꾸라져 첫날에 써놓은 매도가 보다 더 떨어졌다. 다시 매도가를 바꾸어야 하나 생각이 많아졌다.


이미 시장은 하락세인데 지금이라도 고쳐서 조금만 수익실현을 해야 하나?

마음이 심란해진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가격 아래에는 못 팔겠다.



2만 6천500원 그대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 장 마감까지 계좌를 열지 않기로 했다.


출렁대는 차트를 보고 있노라면,

안절부절 조급함과 불안함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만약 매도되지 않더라도 다음 기회를 노려 보기로 생각을 정리했다.


아무리 마음을 정리했더라도 핸드폰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다.


청소기를 들어서 구석구석 청소를 시작했다.

그다음은 걸레질!!

걸레질 다음은 설거지!!

역시 마음을 달래는 건 몸 쓰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사실 주식을 하다 보면 너무 혼연일체가 되어

몸과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부자가 된들...

되고 나서야 할 말이겠지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평소의 일상적인 삶을 놓치지 않고 작은 행복을 누리면서 하는 투자가 아름다운 것 아니겠는가?



6개월간의 끌탕의 마무리


장중 최고가는 26600원으로 내가 매도를 걸어둔 26500과 100원 차이로 매도가 성사되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면 100원 더 벌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그건 아녔을 것 같다.


1년은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매수시기를 보니 작년 7월이다.

6개월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6개월인데 1년 같았던 끌탕의 시간들이었다.


제코는 아직은 주식시장이 활발하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때 샀던 주식인데

하락 추세에 들어선 이 시점에서 수익률 40%로 수익실현했다는 것이 여러 가지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제코를 매수하게 된 계기는 내가 마이크 코어스 지갑을 사면서 꽤 가성비 대비 좋은 제품을 팔고 내 나이 또래 엄마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을 많이 만들고 있기 때문에 매수하게 되었다.


인기가 지속되는 한 실적이 잘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제무재 표상 실적은 무리 없이 잘 나왔다.

매수를 한 후 한 번도 물타기를 한 적이 없었다.

그때는 상승추세라 물 탈 기회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물타기 해야 할 종목이 너무 많아 순서를 정해야 할 정도 가 되었지만 말이다.


매수를 한 후 3개월간 지난 무렵  실적시즌 때 28000원까지 시세가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목표가를 30000원으로 정했기 때문에 추세나 차트, 거래량과 상관없이 매일 아침 3만 원에 올려놨다.

하지만 이내 28500원을 찍고 내려왔다 그러더니 하락장세를 맞이하면서 내가 산 매수가 18800까지 내려갔다.


28000원에 팔걸,

꼭 목표가까지 안 가더라도 근처에서 팔걸,

욕심부리지 말걸,

다시 한번의 껄무새 등장이요~~



사실 내가 산 매수가를 찍고 2만 원선에서 계속된 횡보, 거래량 감소로 인해 실적이 발표될 때까진 이렇게 지지부진하겠구나 예상은 했다.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니 너무나 속이 쓰렸다.

손절을 한 것은 아닌데도 28000원대 매도를 못한 것이 자꾸 아쉬워 손절한 기분마저 느꼈다.


그러더니 피의 1월이 시작되었고 본전에서라도 끊고 나와야 하나 고민이 많아졌다.

하지만 실적이 잘 나오고 연말에 선물로 가방, 지갑들 많이 질렀을 텐데...

곧 위드 코로나의 수혜주로 뜰 텐데...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텨갔다.


1월 명절 전의 하락의 꼭짓점을 찍은 후 4분기 실적 발표가 났다.

예상대로 실적은 잘~나왔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코로나를 계절독감으로 같이 가는 것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우리나라도 곧 위드 코로나로 갈 수순이었다.

보복 소비가 꿈틀거릴 것이다.


다시 3개월 만에 주가가 꿈틀거렸다.

이번에는 꼭 매도하리라

마음을 먹었고 아무래도 지수가 너무 낮아진 상황이라

저번 고점을 넘을지는 의심이 되었다.


3일간의 눈치게임 덕에

어제 드디어

제코와 안녕을 고했다.


큰돈 들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가와 같이 마음이 얼마나 끌탕이었는지...

결국 원했던 가격은 아니었지만

좋은 수익률로 마무리된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안녕, 제코!

그동안 좋은 경험하게 해 주어 고마웠다.'



떠날 땐 쿨하게~


그러면서 관심 목록에 두는 심리는 왜일까?

오늘도 내 매도가를 넘어서 가는 제코를 보니

배가 아프다.


그래도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이겠지....

내 실력은 여기까지 인걸,

내 마음의 크기가 여기까지 인걸,

인정해야 한다.



감사를 잊지 않는 투자자가 되기 위한 한 걸음


 이로써 6개월간의 연애 같았던 제코와의 투자가 마무리되었다.

주식투자는 참 연애랑 비슷한 감정을 준다.


썸이 있고 (종목 선택)

만남이 있고(종목 매수)

다툼이 있고(주가 하락)

다시 기회를 주고(물타기)

지루함이 있고 (주가 횡보)

지루함을 잊기 위해 선물도 주고 ( 배당, 실적시즌 )

그렇지만 서로 맞지 않기 때문에 가장 좋은 시기에 헤어진다. (신고가 매도)

그렇지만 더 이상 상처 주지 않기 위해 안 좋은 시기에 헤어진다. (손절매)



40대를 살고 있는 지금 사실 크게 설레고 크게 기대되는 상황도 없다.

좋게 말하자면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지만 주식 덕분에,

이 나이에 연애감정도 느껴보고 좋지 아니한가?ㅎㅎ


그런 나에게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은,

삶에 생동감과 루틴과 미래의 대한 기대감을 주는 것 같다.


사실 하락장을 맞이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감사보다는 불만 불평 쌍욕 저주를 퍼붓는다.

나 또한 나의 계좌가 녹아내리는 것을 보면

나의 뇌가 녹아내리는 듯한 아픔을 느낀다.


그럴 때면 나도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차게 된다.


아이고 내가 왜 이런 걸 해가지고,,,

주식하지 말걸,

그냥 펀드나 착실히 적립식으로 할걸,

이 종목 사지 말고 저 종목 살걸,

미리 돈을 많이 빼둘걸,

지수 좋을 때 다 매도할걸,



다시 한번 껄무새 한 무리가 찾아온다.

껄껄껄~~


하락장은 시작되었고,

모든 종목을 정리해서 나올 상황이 아니라면

이제는 껄무새는 저 하늘로 날려 보내고

하락장에서도 부정적인 마음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조금 더 멀리 보는 시각을 갖아야겠다.


내일은 좀 더 멋진 투자자로 성장하는 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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