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 공고
구인공고
당사는 아래와 같은 자격조건을 갖춘 인재를 구하오니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 지원자격
★ 학력 대졸 이상
★ 나이 제한 없음, 하지만 체력이 필요함
★ 업무시간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 휴무 운 좋으면 한 달에 한번
2. 업무내용
삼 형제 삼시 세 끼, 아이들 줌 수업지원, 막내 등.하원 , 중간 간식, 아이들 학원 체크, 양치 체크, 운동 체크, 숙제 체크, 아이들이 아플 경우 심야 업무 가능한 자, 게임 시간 체크, 아이들끼리 싸울 때 지혜롭게 중재 역할, 설거지, 빨래 돌리기, 빨래 개기, 빨래 널기, 청소, 분리수거, 계절별 옷 정리, 가족 내에 대소사 관리, 녹색 엄마 교통도우미, 학기별 담임선생님 상담 가능자(멘털이 세면 좋음), 운전가능자(학원 픽업 시 필요), 컴퓨터 활용 가능자, 기타 등등 닥치는 대로 멀티로 일을 해내야 함.
3. 우대사항
아이로 인해 인생의 단맛, 쓴맛을 알 수 있다. 아이로 인해 다른 점에선 성장할 수 있다. 아이들이 까르르 웃을 때는 무장해제되는 마음을 느끼는데 그것이 온전히 내 것이라는 기분이 마음을 꽉 차게 해 줄 수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어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를 만날 수 있다. 쉴 수 있을 때 쉴 수 있음. 조부모나 다른 양육자에 아쉬운 소리 할 필요 없음. 출퇴근 시간이 딱히 없음.
4. 주의사항
사회적 지위를 갖기는 어렵고 본인의 이름으로 불리기 다소 어려움, 대졸의 학력을 써먹을 기회 박탈,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나왔을 때 경단녀라는 꼬리표가 붙어서 취업이 매우 어려움, 먹고 노는 백수로 보일 가능성이 많음, 때론 벌레로 오인받을 수 있음(맘충)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것 같지만 아이들의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마냥 쉴 수 없음(좀비상태로라도 일해야 함), 아파도 아이들 등교, 등원 후에 잠깐 쉴 수 있음.
대한민국은 전업주부 채용 가능할까?
구인공고를 쓰고 나서 보니 그 어떤 누가 기꺼이 전업주부라는 직업을 스스로 택할까 라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겁도 없이 전업주부를 선택했다. 사실 전업주부가 회사원보다 편할 것이라는 엄청난 착각을 하고 선택한 것이다. 나조차도 엄마를 보면 할 일 없이 집에서 노는 사람쯤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니 전업주부를 주저 없이 선택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아이를 키워내고 살림을 살아내는 것은 회사 다니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닌 고통이 따랐다. 전업주부 경력 13년 차가 된 지금이야 어느 정도 수월해진 것 같지만 29살 첫 아이를 낳고 10년간은 힘들었던 것 같다. 힘들다는 표현으로는 좀 모자랄 만큼 고통과 헌신, 득도의 가까운 내려놓음이 필요했다. 그러니 지금 2030대 친구들이 그저 그냥 결혼을 포기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나 많은 헌신과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하는 막중한 업무이지만 사회적으로나 가정 내에서는 그리 큰 위치를 내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 자식 자기가 기르면서 뭔 헛소리냐" 그렇게 말한다면, "우리 부모님은 더 힘들게 우리를 키워내셨는데 배가 불렀다" 면 뭔 할 말이 있으랴만, 그래도 나는 할 말이 있다. 요즘은 한 명이든 삼 형제든 모두 귀하게 외동처럼 키우려고 하니 너무나 힘들다고 그렇다면 "그렇게 키우지 않으면 되지", 쉽게 말할 사람들도 있을 텐지만 어떤 누가 내 아이를 내가 자란 환경보다 못한 환경에서 키우고 싶을까? 그것이 부모의 욕심이라면 할 말 없지만 그러니 2030대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게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결국 대한민국에는 전업주부를 지원할 사회적 지원도 본인의 선택도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