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되면 평소보다 자주 부고(訃告)를 접한다.
누군가 가족을 잃고
며칠간의 휴가를 얻어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누군가에게는 큰 슬픔이지만
사회에 나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에게 있어
오랜 시간 시름에 젖어있을 여유는 없다.
저번주에 부친상이 있었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아니 아무렇지 않은 듯 내뱉는 거래처 직원의 모습을 보며
일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그렇게 누군가를 잃고
또 애써 잊어가며
다시 일상을 마주해 나가야 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부고 소식을 담담히 이야기하며 다시 업무에 매진하는 그를 보며
한겨울 찬바람이 몰아치듯 왠지 모를 현실의 차가움이 느껴졌다.
현실과 일상은 개인의 사정을 봐주지 않듯이
누군가의 슬픔이 내게는 크게 와닿지 않듯이
나의 슬픔을 상대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그것을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이 결국 현실인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은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슬픔을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그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나 역시 그저 평범한 일상의 하나로서 있어주는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