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오랜만에 짧지만 진지한 대화를 했다.
아빠는 역시 예전의 레퍼토리를,
최근 독자들(가족들)의 “너무 똑같다”는 반발을 의식했는지
조금 수정해 오셨으나
메시지는 동일했기에
오늘도 잠시 그 부분에 대해
아들이란 독자와 즐거운 토론을 했다.
과거의 레퍼토리가 막을 내리고,
현재와 미래의 레퍼토리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아빠, 그동안은 사소한 것에 낭비할 시간이 없었지만…”
“아들, 내 말 들어봐. 인생은…”
말을 자르며 대답했다.
“아니 그러니까, 아빠의 물리적 시간이
과거보다 지금 늘었잖아.
나는 그냥 이제는
사소한 시간을 잘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들, 너 말도 맞지만
나는 지금 내 시간을 보내는 게 행복해.
너 건강하고, 손주들 다 건강하고,
무엇보다 내가 행복해.”
우리가 이런 대화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과거보다 시간이 많아진 아빠는
내가 보기에 시간을 죽이고 있다고 생각해서
항상 아쉬웠다.
새로운 것도 배워 보시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시간 없어서 못 배운 것,
못한 것, 못 본 것, 못 만난 것,
하시면 좋겠는데…
라는 내 욕심인 거다.
우리는 안다.
가족이기 전에 나로서 존재하는 것.
저건 ‘나’라는 사람이 좋아하는 거.
아빠는 지금이 좋고
행복하시다고 하신다.
그리고 큰 꿈도 말씀하셨다.
오늘의 대화는 속편에 가까웠다.
그 꿈을 꾸며 사는 게 행복하시다고 하신다.
그렇게 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 씻고 침대에 누워
깊은 한숨을 쉬었다.
오늘도 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을 했다.
(2025.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