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전라도 음식은 맛있다

by 라애파파



그래서 전라도 음식은 맛있다-=브런치.jpg




명절날이면 서울의 거리는 한적해진다.


그동안 모두 어디서 이렇게 왔는지.


이걸 보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살아온 곳을 떠나

서울에 와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각자 얼마나 많은 포부를 가지고 왔는지.

포부는 작아졌는지, 커졌는지, 이루었는지.

한계를 경험했을 때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저마다 이야기 보따리를 들고

유년기를 보낸 곳으로 가

서울에서의 무용담을 이야기하고는,


다시 서울로 올라올 때는

양손에 이미 검증된 음식을 한 보따리 들고

다시 전쟁터로 보내는 부모님을 뒤로한 채

올라온다.


가족들은 내 이야기 보따리를 받고

음식을 내주었다.


기차를 기다리며 손에 쥔 김치를 보고 있자니

김치가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잘하라고, 힘들면 언제든 내려오라고.


그때의 나는

손에 쥔 김치를 안고,

정확히는 내려놓고

눈물을 펑펑 쏟은 적이 있다.


이야기 보따리에는

차마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분명히 있고,

듣는 이도 차마 묻지 못하는 말이

분명히 있기에.


못다 한 말은

그저 양손의 음식이 말해주기에.


자랑할 것은 음식뿐인 것 같아서,

자랑이 되고 싶어 서울로 올라온 이들이

없는 텅 빈 서울을 보면

참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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