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그냥 핑크 토끼 인형 사진이 아니다.
그럼 뭐야?
살아있는 핑크 토끼다.
라애는 사진을 찍겠다며 내 핸드폰을 가지고 와서는 “아빠, 사진 찍는 거 해줘.” 한다.
나는 핸드폰 기능 중 유일하게 해주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카메라다.
그리고 음악 듣기.
음악도 꼭 잠금 화면에 앨범 자켓을 눈으로 보며 듣는 걸 좋아하는 라애다.
앨범 자켓을 봐서인지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찍히는 것보다는 확실히 찍는 걸 좋아한다.
(사진을 찍고 있으면 “사진 찍지 마.” 라며 헐리우드 배우처럼 말할 때가 있다.)
“알았어. 핸드폰 가져와 봐. 자, 가서 찍어.”
하고 달려가는 라애를 두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뭘 그렇게 찍는지 소리가 여러 번 난다.
“토끼야, 여기 봐봐. 여기 앉아봐. 찰칵, 찰칵.”
“아빠, 다 찍었어. 핸드폰 여기.”
“응, 아빠 주머니에 넣어줘.”
설거지를 끝내고 대수롭지 않게 핸드폰을 열어 사진첩을 봤다.
사진에 찍힌 것은 살아있는 핑크 토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