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애야 2번째 생일 축하해
오늘은 라애의 2번째 생일이었다.
어제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하여 뭘 해야 하나 걱정했지만, 그리 많은 비는 내리지 않았다. 그냥 가벼운 봄비였고 기분 좋은 봄비였으나, 으레 그렇듯 꽃이 떨어지는 게 아까웠다.
점심으로 중국집에 갔다. 즉흥적인 선택이었고, 처남이 온다고 했으나 식사는 안 한다고 했기에 급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집에 가서 케이크를 불기로 했다.
케이크를 켜고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이라애, 생일 축하합니다." 우와, 라애는 한 번에 촛불 두 개를 끄고 할머니, 고모가 선물로 보낸 레고 4개를 선물로 받았으나, 오랜만에 본 삼촌이랑 잡기 놀이를 하고 싶어서인지 레고에는 뜨뜨 미지근했다.
그래도 생일이란 거 한 번 해봐서인지 리액션이 좋아졌다. 자기가 주인공이란 것도 아는 것 같아 뿌듯하다. 아, 오늘은 낮잠도 건너뛰고는 놀고 있다.
라애의 전매특허, 어떤 거든 보이는 사람 한 명씩 다 시키기.
"엄마도, 아빠도, 삼촌도, 숙모도..."
언제까지 할런지.
또 뜬금없이 잡으러 가면 진짜로 놀래서 엄마한테 안겨 숨기.
"라애 잡으러 간다, 어흥!"
언제까지 할런지.
오물오물 냠냠.
"밥 먹을 때 일어나지 마, 라애야."
언제까지 할런지.
사람들만 보이면 놀래서
"아빠, 안아주세요."
언제까지 할런지.
요즘은 사람들 앞에서 쑥스러움을 타기 시작했다. 분명 몇 개월 전에는 쑥스러움이 없었는데, 아무나 보면 아무 말이나 했었는데.
오늘 엘리베이터에서는 안겨있는 나한테 숨어서 고개를 숙이고 위로 살짝 보는 거다.
참 더 많은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었는데 분명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중간중간 이번 주 가격 인상은 어떻게 하지? 잘돼야 할 텐데. 로열티는 적절한가? 이번에 동탄 오픈이 안 되면 어떡하지?
스페인산 말고 빨리 다른 뼈를 찾아야 하는데, 뼈 삶아서 가는 데도 마진율 문제가 있으면 어떡하지? 등
문제를 찾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강박이 중간중간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없다.
나는 라애가 잠든 이 순간, 차를 마시며 이처럼 아름다운 하루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