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건 뭐야?”
선이 길게 늘어진 물건 하나.
나에겐 너무나 익숙한 물건이지만
라애의 눈에는 꽤 신기해 보였나보다.
“저기 동그란 부분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듣는 거야.”
물건의 ‘목적’을 설명해줬다.
라애는 아리송한 눈빛을 보인다.
그 눈빛엔 분명히 이렇게 쓰여 있었다.
‘꽂고 음악 듣는 거? 나 아는데? 이어폰?’
맞다.
라애는 이어폰을 알고 있다.
다만 우리 집에서 엄마와 내가 쓰는 이어폰은 모두 무선이라,
라애는 이 선이 궁금했던 거다.
“아, 저건 핸드폰에 꽂고, 동그란 건 귀에 꽂으면 돼.”
이번엔 ‘메커니즘’을 설명해줬다.
“아빠, 나 음악 듣고 싶어.”
“그래.”
한쪽을 꽂아주고,
다른 쪽을 내 귀에 꽂으려는 순간
라애가 말했다.
“음악 나오는데?”
“응. 한쪽도 더 꽂으면 둘 다 나와.”
“잠깐만.”하고는
셋팅을 하더니, 친구를 부른다.
라애의 가장 오래된 친구다.
친구와 뭘 공유하고 싶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 좋은 걸 함께하고 싶었겠지.
짐작할 수 있다.
‘공유’는 곧 ‘나눔’이니까.
좋은 걸 친구와 나누는 라애의 모습.
그 모습을 보니
나도 와이프에게 좋은 걸 나누고 싶어진다.
예를 들면…
숨겨둔 비상금 같은 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