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보다 공격

by 라애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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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남이 먼저 하고 있는 놀이기구를

“내가 할 거야!”라고 달려가는 라애를

덩달아 달려가서 잡았다. (이럴 땐 또 왜 이렇게 빠른지)


“안 돼, 라애야. 먼저 하고 있으면 기다려야 돼.”

말하며 옆에 쉬고 있는 놀이기구를 가리켰다.

“저기 비었다. 저거 타.”


말이 끝나자마자 무섭게 달려가 놀이기구를 잡는다.

이제 서류는 없지만,

잠시나마 라애가 소유자가 된다는 건

전 인류 놀이터의 암묵적 룰이자 불문율이다.


그런데 그때,

방금 옆에 있던 남자아이가 그 불문율을 어기고

성큼성큼 다가와 라애를 밀친 게 아닌가.


순간, 나는

‘사회적 부도덕을 어떻게 알려줘야 하는 걸까’

심히 머리가 아팠지만


라애는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정의로운 판사(멸종한 종)처럼,

시원하게 하체에 힘을 실어 밀어버렸다.


…부모로서 속이 시원한 건 인정한다.

확실히 당하는 것보단,

수비보다는 공격이 시원한 법이다.


아무튼 그렇게 놀고 집으로 돌아오며

라애에게 설명하려던 건 이것이다.


“오늘 다 잘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폭력은 안 돼.”


그런데

생각해보니 ‘폭력은 무조건 안 돼’라는 말이

어쩐지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라애야

우선, 친구가(누군가)

너가 가지고 있는걸(소유한 걸) 뺏으려 든다면,

이렇게 말하자.

“기다려. 내가 다 하고 줄게.” 라고


라애가 말한다

"그래도 힘으로 뺏으려 하면?"


...뭐라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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