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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에세이

원바디 청년들

by 황인갑

오늘은 원바디 청년들이 복길교회를 방문하는 날이다. 오전에 미디어교육을 중간에 나와서 복길교회로 향했다. 증도에서 온다고 10분 늦게 온다고 전화가 왔다. 복길교회는 전에 내가 시무했던 교회다. 목사님은 휴가를 떠나서 없다. 장로님이 나와서 환영해 주었다. 함장로 님은 음료수를 사서 주셨다.


김웅장로님이 먼저 설명을 해주고 질의응답을 받았다. 함행남장로님이 또 순교자 가족으로 말씀을 이어갔다. 그 후 내가 복길 학살 사건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했다. 원바디 청년들은 부천과 천안에 공동생활을 하면서 살아가는 크리스천 청년들이다. 염산 야월교회와 증도의 문준경순교기념관을 돌아보고 왔다고 한다. 자가용 6대에 분승해서 오게 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온청년 들이라고 한다. 서울 시흥 김천 청주 증도등 다양한 청년 남녀들이다. 원바디 청년들이 속한 교회는 독립교회다. 그들은 캠퍼스 선교팀과 건축팀이 있다고 한다. 대표와 간사가 성결대학과 감리교신학대학을 나온 사람이다.

오늘은 날씨가 무척 더운 날이다. 바닷가에 걸어서 갈 때도 땀이 많이 났다. 그들은 그 복길 바닷가 현장에서 묵상을 하고 기도를 하였다. 예전의 복길이 많이 바뀌어졌다. 길도 넓어지고 새집이 이곳저곳에 보인다.

내가 있었던 곳이라 한분이 아는 체하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복길학살 사건의 후손들이 거의 고령층이다. 한분은 78세인데 인지능력이 떨어져서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한분은 형과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당시 상황을 잘 모른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세워진 군에서 세운 희생자 위령비에서 화해와 평화를 향한 여정이라고 구호를 외치고 교회에 있는 86 희생자추모비에서 사진을 찍었다. 청년들이 고맙다고 음료수도 선물로 주었다. 점심은 목포 소담에서 하고 천안으로 올라간다. 청년들이 돈이 많이 없기 때문에 차량을 대절하지 못하고 자가용으로 분승해서 움직인다.

청년들이 피해자가 어떻게 가해자를 용서했느냐 등 여러 가지 궁금증에 대해 질문을 했다. 오늘 젊은 청년들과의 만남이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순교지를 방문하며 한국역사의 비극적인 현장을 찾아온 청년들의 마음이 뜨겁다. 오늘 작열하는 여름 햇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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