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담고 싶은 인적이 드문 제주 숨은 비경
제주에는 아름다운 벽화들로 가득한 벽화마을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각각 마을마다 가지고 있는 제주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각각의 사연과 추억이 있는 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벽화마을이 있어서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1. 두멩이 골목
주소 : 제주 제주시 일도이동 1006-11
★ 주변 장애인 화장실(사라봉 다목적체육관 1층), 주차구역(중앙병원 남서측 공영주차장) ★
제주시 일도 2동 구중로 일대의 골목길에 있는 벽화마을인데요. 제주시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로도 선정된 곳으로 제주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으며, 동문재래시장과도 근접해 있는 '두멩이 골목'이에요.
‘두멩이 골목’이라는 이름은 동네 이름인 ‘두문동’과 관련 있으며, 40여 년 동안 이곳에서 살고 있는 동네 어른과의 인터뷰에서 얻어진 속명이라고 하는데, 다른 정보로는 이 지역에 돌이 많다는 뜻의 제주어 ‘두무니머들’에서 와전된 이름이라고 해요.
이곳은 2008년 ‘기억의 정원-두멩이 골목’이라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인 골목길 재생 사업으로 탄생했는데요. 사람이 더 이상 살지 않는 폐초가를 철거하고, 골목길에 꽃담과 꽃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답니다.
‘두멩이 골목’에 그려진 벽화들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가 공공미술 공모 사업을 벌여 선정된 당선작들(첫 번째 프로젝트)과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제작한 작품들(두 번째 프로젝트), 인근의 3개 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세 번째 프로젝트) 현재까지 총 세 번의 프로젝트를 걸쳐 골목 주택들의 벽에 다양한 작품들이 그려져 있어요.
마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었고, 이제 골목에서 사라진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뛰어노는 모습을 벽화를 통해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었어요. 또한 과거에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보고 추억할 수 있는 것들이 ‘두멩이 골목’에서 찾아볼 수 있었답니다.
2. 신천리 벽화마을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서로 5 신천리사무소
★ 장애인 화장실(표션도서관), 장애인 주차구역(신천리복지회관) ★
서귀포 올레길 3코스에 속한 신천리 벽화마을이에요. 이곳은 신천리복지회관에서 올레길 3코스 바닷가 방면으로 가다 보면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사계절 꽃이 피는 벽화마을'을 테마로 하고 있었어요.
이곳은 단편영화 촬영을 위해 그려졌던 벽화가 계기가 되어 다양한 화가들이 신천리 마을을 아름답고 재미있는 글귀와 그림들로 채워나가기 시작했어요.
마을의 집과 담벼락 그리고 낡고 허름해 보이는 창고 벽면에 개성 있고 독특한 그림과 글귀로 채워지고, 건물 외관의 포인트를 살려 낸 재미있는 작품도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사계절 내내 꽃이 핀다는 테마처럼 양귀비, 해바라기, 수국, 동백꽃 등 다양한 아름다운 꽃들도 벽화로 느낄 수 있었어요.
인적이 드문 조용한 마을 길을 걸으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다 보면, 마음을 툭툭 건드리는 예쁜 글귀들도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순간만큼은 무한한 공감과 위로받는 느낌이었답니다.
이외에도 신천리 벽화마을에는 입체감 있고 생동감 넘치는 작품들이 많이 그려져 있고, 마을 곳곳에 숨겨진 벽화를 찾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또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와 포토존도 군데군데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가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3. 김녕금속공예마을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3길 18-16
★ 장애인 화장실(김녕 동방파제 수산문화센터 내, 김녕사우나1층), 장애인 주차구역(김녕어울림센터) ★
구좌읍 올레길 20코스 시작점에 있는 '김녕금속공예마을'인데요. 이곳은 마을의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금속공예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는 해변가 마을이에요.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 ‘고장난길’이라고도 불리는데, ‘고장난길’은 제주어로 ‘꽃핀 길’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다시방프로젝트’ 카페를 운영하는 남현경 작가가 차가운 마을이었던 김녕마을 분위기를 변화시키고자 ‘고장난길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현재는 수십여 점의 작품들이 마을을 수놓고 있답니다.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은 올레 20코스 시작점에서 성세기해변까지 약 3cm 길에서 김녕마을만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금속공예 작품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김녕 바다를 표현하고 해녀들의 삶을 담은 작품들이었어요.
금속공예 작품들은 철이 아닌 동을 사용하여 만든 작품들이라고 해요. 그 이유는 철은 해풍과 해수에 부식되며 붉게 변하는데, 동은 해풍과 해수에 에메랄드빛 색으로 변한대요. 담벼락에서 봤던 작품의 색이 초록빛을 띠고 있었는데 그러한 이유였나 봐요.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은 위에 소개한 ‘두멩이 골목’과 ‘신천리 벽화마을’과는 다른 느낌의 벽화마을이라는 것을 느끼셨지 않을까 해요. 벽에 그림을 그려 넣어 마을을 채워나가는 것이 아닌, 동으로 만든 금속공예 작품들로 마을을 채워나가는 또 다른 차별화된 벽화마을이랍니다.
차가운 것 같지만 금속공예품이 해풍과 해수에 색이 변화하며 마을에 녹아들어 어우러지듯이 여러분도 마을 길을 걸으며 김녕 바다와 함께 잠시 마을에 녹아드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아름답지만 크게 알려지지 않은 제주의 숨은 비경 벽화마을 3곳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코시국에 실내 관광지를 선호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인적이 드물고 탁 트인 벽화마을을 찾아보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하지만 3곳 마을 전부 마을 주민분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마을과 주민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주의 부탁드립니다.